Epilogue: hasta luego, camino...
gollerying AROUND 2008/04/23 18:13
끝은 또 하나의 시작이다.
내 나이 30살의 무모한 시작은 끝이 났고,
나는 바로 문명으로 복귀했다.
길을 걸을 때는 그렇게나 세상으로 돌아가고 싶더니,
막상 세상에 돌아와서는 순간 순간 복잡한 사회를 떠나 그 곳을 다시금 걷고 싶어진다.
새롭고 신기한 경험에 의해 완전히 변할 줄 알았던 나의 삶과 삶에 대한 자세는
의외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
잠시 나 혼자만의 시간이 흐른듯,
마치 군대를 다녀와서 변함없이 흘러가고 있던 세상의 모습에
조금은 서운하고 당황했던 것처럼...
모든 것은 그대로였다.
길을 걸으면서 즐겨들었던 노래 중에 유일하게 눈물이 핑 돌게 만들었던 곡이 있다.
마치 그녀 역시 이 길을 걸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사가 와 닿았던 곡.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라는 곡이다.
정말이지 세상은 어제와 같았고,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었고,
나만 혼자 조금 달라져 있었다.
나의 소원들은 허무하게 그리고 애타게 조금씩 조금씩 사라져 갔다.
세상의 끝까지 함께 했던 이들과의 연락은
생활의 무게에 그 빈도가 줄기 시작했고,
무엇인가 세상에 큰 흔적을 남겨보고 싶다는 나의 바램과 시도는,
지친 마음과 불안함, 그리고 늘어가는 뱃살에 그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낑낑거리면서 들고 다니던 사진기로 남긴 사진은
가끔씩 돌아보게 되는 추억거리로 전락했고,
건강하고 군살없던 몸은 순식간에 아저씨의 몸이 되어버렸다.
무엇보다도,
세상에 겁이 나기 시작했다.
세상의 벽은 생각보다 높고 녹녹치 않았다.
시간이 없다는 생각에 마음은 급하고,
한줄기 빛이 보이지 않는 진흙길에 다리는 계속 빠지는데
허우적거려봐야 계속해서 깊이 빠지기만 하는,
저 멀리 있는 곳의 누군가 역시 똑같이 허우적거리고 있을 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 계속되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허우적거림에서 빠져나와서 마르고 평탄한 길을 꾸준히 걸어나갈 수 있을 거란 자신감과 희망이 남아있지만,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지... 가끔은 팔과 다리에 힘을 빼고 밑으로 한없이 빠지면 어떻게 될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 기분이 들때마다 돌아볼 수 있는 추억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힘들어도 결국은 목적지라는 곳에 도착한다는 것,
그 길은 지나고 나면 추억으로 남는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알 수 없는 의지와 우연, 그리고 시간의 장난에 의해 만나게 되는 수많은 인연들이 나의 손을 잡아줄 것이라는 기대,
이제는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Camino를 다시 시작하고 있다. 힘들지만 조금씩 나아가야겠지...
바람은 여전히 불고 있다.
마지막 날 버스를 타기 직전 Fisterra에서 Anja와 함께
3일동안 힘겹게 걸었던 그 길은
문명의 이기인 버스로는 3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어제까지도 변함없이 밝던 그녀는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드디어 끝이 났다는 기분이 들어서겠지...
Santiago의 어느 빵집
Santiago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먹었던 것은 Burger King
그냥 왠지 굉장히 먹고 싶었다
문명으로 복귀하는 신호라고나 할까
그리고 우리는 헤어졌다
만남에 고마워하면서
각자 갈 길을 가기로 했다
바르셀로나로 돌아가서 몇 일을 쉰 후
영국으로 돌아가서
나의 인생 동반자와 함께 아일랜드의 끝을 봤다
Paris에서 Joseph와 Christine을 다시 만나고,
Milano에서는 Espresso 기계를 구입했으며,
Italy 북부에서 처음으로 한적한 Snowboarding을 즐겼고,
삶에 대한 끝없는 희망과 기대에 부풀어서 한국에 돌아왔다.
3일동안 힘겹게 걸었던 그 길은
문명의 이기인 버스로는 3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어제까지도 변함없이 밝던 그녀는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드디어 끝이 났다는 기분이 들어서겠지...
Santiago의 어느 빵집
Santiago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먹었던 것은 Burger King
그냥 왠지 굉장히 먹고 싶었다
문명으로 복귀하는 신호라고나 할까
그리고 우리는 헤어졌다
만남에 고마워하면서
각자 갈 길을 가기로 했다
바르셀로나로 돌아가서 몇 일을 쉰 후
영국으로 돌아가서
나의 인생 동반자와 함께 아일랜드의 끝을 봤다
Paris에서 Joseph와 Christine을 다시 만나고,
Milano에서는 Espresso 기계를 구입했으며,
Italy 북부에서 처음으로 한적한 Snowboarding을 즐겼고,
삶에 대한 끝없는 희망과 기대에 부풀어서 한국에 돌아왔다.
내 나이 30살의 무모한 시작은 끝이 났고,
나는 바로 문명으로 복귀했다.
길을 걸을 때는 그렇게나 세상으로 돌아가고 싶더니,
막상 세상에 돌아와서는 순간 순간 복잡한 사회를 떠나 그 곳을 다시금 걷고 싶어진다.
새롭고 신기한 경험에 의해 완전히 변할 줄 알았던 나의 삶과 삶에 대한 자세는
의외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
잠시 나 혼자만의 시간이 흐른듯,
마치 군대를 다녀와서 변함없이 흘러가고 있던 세상의 모습에
조금은 서운하고 당황했던 것처럼...
모든 것은 그대로였다.
길을 걸으면서 즐겨들었던 노래 중에 유일하게 눈물이 핑 돌게 만들었던 곡이 있다.
마치 그녀 역시 이 길을 걸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사가 와 닿았던 곡.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라는 곡이다.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
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 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
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
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 내게서 먼 것 같아
이미 그친 것 같아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바람에 흩어져 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 간다
바람이 분다
시린 한기 속에 지난 시간을 되돌린다
여름 끝에 선
너의 뒷모습이 차가웠던 것 같아 다 알 것 같아
내게는 소중했던 잠 못 이루던 날들이
너에겐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나의 이별은 잘 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뤄진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내게는 천금같았던 추억이 담겨져있던
머리위로 바람이 분다 눈물이 흐른다
정말이지 세상은 어제와 같았고,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었고,
나만 혼자 조금 달라져 있었다.
나의 소원들은 허무하게 그리고 애타게 조금씩 조금씩 사라져 갔다.
세상의 끝까지 함께 했던 이들과의 연락은
생활의 무게에 그 빈도가 줄기 시작했고,
무엇인가 세상에 큰 흔적을 남겨보고 싶다는 나의 바램과 시도는,
지친 마음과 불안함, 그리고 늘어가는 뱃살에 그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낑낑거리면서 들고 다니던 사진기로 남긴 사진은
가끔씩 돌아보게 되는 추억거리로 전락했고,
건강하고 군살없던 몸은 순식간에 아저씨의 몸이 되어버렸다.
무엇보다도,
세상에 겁이 나기 시작했다.
세상의 벽은 생각보다 높고 녹녹치 않았다.
시간이 없다는 생각에 마음은 급하고,
한줄기 빛이 보이지 않는 진흙길에 다리는 계속 빠지는데
허우적거려봐야 계속해서 깊이 빠지기만 하는,
저 멀리 있는 곳의 누군가 역시 똑같이 허우적거리고 있을 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 계속되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허우적거림에서 빠져나와서 마르고 평탄한 길을 꾸준히 걸어나갈 수 있을 거란 자신감과 희망이 남아있지만,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지... 가끔은 팔과 다리에 힘을 빼고 밑으로 한없이 빠지면 어떻게 될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 기분이 들때마다 돌아볼 수 있는 추억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힘들어도 결국은 목적지라는 곳에 도착한다는 것,
그 길은 지나고 나면 추억으로 남는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알 수 없는 의지와 우연, 그리고 시간의 장난에 의해 만나게 되는 수많은 인연들이 나의 손을 잡아줄 것이라는 기대,
이제는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Camino를 다시 시작하고 있다. 힘들지만 조금씩 나아가야겠지...
바람은 여전히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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