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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22 간만에 읽은 책 두 권

간만에 읽은 책 두 권

음 정확하게는 간만에 읽고 글을 쓰는 책 두 권.

두 가지 책은 논픽션 에세이인데 성격이 완전 다르다.
내용도 다르고, 분야도 다르고, 화자도 다르고, 문체도 다르고, 대상도 다르고.

사실 공통점이 없군. 비슷한 시기에 읽었다는 것을 제외하면... -_-;;;


첫번째 책은,
땡큐 스타벅스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마이클 게이츠 길 (세종서적,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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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새로 입사하신 분이 빌려주신 책.
우연히 스타벅스에서 본 책인데 무슨 생각(?)에선지 혼쾌히 빌려줘서 공짜로 봤다.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IVY League의 훌륭한 학교를 졸업한 후 광고 회사에서 승승장구하던 아저씨/할아버지가
회사에서 짤린 후, 사업과 가정에서 실패하던 차에 우연한 기회에 스타벅스에서 바리스타(라고 쓰고 파트타임 내지는 아르바이트라고 읽는다)로 일하면서 삶의 참의미와 진정한 행복을 깨닫게 된다는 이야기.

마음을 비우고 겸허하게 읽으면, '그래, 역시 삶에 있어서 돈, 명예가 전부는 아니야. 가족, 사랑, 존경, 동료애 이런 것들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공허하고 의미없는 모래성 같은 삶이 될 수 밖에 없어' 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서인지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의 소중함은 사실 많이 느끼고 있고.

평소의 나처럼 삐딱하게 읽기 시작하면 세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이 분, 자신의 삶의 깨달음을 공유하고 싶어서 이 책을 쓰셨을까? 아님 사실은 삶이 너무 힘들어서 본인의 독특한 얘기를 글로 쓰면 돈벌이가 될거라고 생각하고 쓰신걸가?'가 첫 번째. 또는, 광고인 특유의 기질이 발휘되어 스타벅스 본사와 모종의 계약을 맺고 '스타벅스 만세!!!' 책을 내신 것은 아닐까?가 두 번째. 저 정도로 괜찮은 part time job이라면 나도 해보고 싶은걸? 나중에 로또가 되면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것을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해봐야겠다라는게 세 번째.

내가 삐딱하긴 삐딱한가 보다. 이 소설은 이미 미국서 많은 이들의 감정을 따뜻하게 만들어 준 듯 하다. 감정이 따뜻해진 사람 중에는 영화사 간부도 있었던 듯. 영화화가 조만간 이루어질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New York Times에 의하면, 이 소설을 쓴 Micheal Gill Gates씨는 영화화 판권료로 $50,000 이하를 받았을 뿐이고. 집을 옮길 생각도, 스타벅스를 그만둘 생각도 없다고 한다. 여전히 자신의 새로운 삶에 만족한다는 말과 함께. 

사실 좋을 것 같다. 커피 냄새와 괜찮은 음악이 일하는 내내 함께 하고 있고, 자신이 맡은 바 영역의 일을 잘 마무리하면 짜증낼 사람도, 귀찮게 할 사람도 없고. 지켜야 할 가정이라던가, 사회적 성공 및 성장에 대한 기대의 짓누름이라던가, 빠른 시간의 흐름에서 비롯도는 압박 및 긴장이라던가, 그런 것들도 없을 테니까. 타인의 시선, 지인의 인정, 가족의 안정에 대한 걱정 없이 자기 자신 한 몸만을 지키는 것이라면 스타벅스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진짜로.

“What you are doing is trying to help other people enjoy something,” he says. “It’s not doing Iraq policy, it’s not even doing a serious multimillion dollar ad campaign. It’s just trying to serve a good cup of coffee.” - From New York Times (원문보기) -  

게다가 이 정도로 coffee를 즐기는 기분을 아는 사람이라면 저 책은 의외로 꽤나 진실된 내용인지도 모르겠다.


두 번째 읽은 책은,
위험한 일본학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기타노 다케시 (씨네21,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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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이 넘치는 유머, 감독으로 유명한 기타노 다케시가 쓴 책.

처음부터 끝까지 빈정거림이 넘쳐흐른다. 땡큐 스타벅스와는 정서적으로 정반대에 있는 책.
사실은 이런 책이 더 읽기 편하다.
최근에 많이 사그라들었지만 원래 나라는 인간도 꽤나 빈정거리는 싸가지 없는 말을 툭툭 내뱉고 지냈었다. 

투덜거림은 넘쳐 흐르고, 그닥 해결책스러운 해결책은 별로 없지만
원래 빈정거림이란게 그런거지 뭐.

기자 이름은 휙 가리고 지적으로 비아냥거리는 Economist나,
대놓고 지멋대로의 기준을 마구 강요하는 Top gear의 Jeremy Clarkson이나 해결책은 없는거다. 그냥 투덜거리는 거지. 

영화를 만든 적이 없는 영화평론가,
소설을 써본 적이 없는 문학평론가 따위는 많은데,
사회 현상에 대한 해결책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만 사회 현상에 대한 투덜거림을 할 권한이 주어지는 건 아닐테니.

아무튼, 해결책 없는 투덜거림이라는 혹자의 투덜거림에 대해서는 '먼 소린겨?'하고 가볍게 무시하고 즐겁게 이 책을 읽을 수 있는데 문제는 저넘의 씨네21에 있다. 대체 2000년대 초반에 나온 책을 지금에야 번역해서 마치 요즘 나온 책인것마냥 팔아대는 이유는 뭐냐? 사회현상이라는 것이 돌고 도는 것이다보니 투덜거림의 정수는 시대와 무관하게 꾸준히 머리 속을 파고 들긴 한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누군가 화장실에서 힘줄때마다 한번씩 펼쳐든 선데이서울의 과월호판을 비싼 돈 주고 산 기분이 들어.

그런 관계로 혹시라도 이 책 사서 보고 싶으신 분께서는 연락 주시길. 시간이 허락하는 한 빌려드릴테니. (뭐 그렇다고 모르는 사람에게 기꺼이 훌렁 빌려줄 생각까진 없고. 나에게 문자를 때릴 수 있을 정도의 지인이면 충분히 빌려드리지요...)


- 2009.7.22, 두 책을 읽고 나서 한달쯤 지난 시점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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