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해당되는 글 66건

  1. 2008/07/21 Barcelona, September, 2005 (7)
  2. 2008/07/16 London, September, 2005 (3)
  3. 2008/07/14 경주 (2)
  4. 2008/04/23 Epilogue: hasta luego, camino... (7)
  5. 2008/04/22 to Fisterra Final: 0.00 km (2)
  6. 2008/04/01 to Fisterra #2: somewhere over the rainbow (2)
  7. 2008/03/28 to Fisterra #1: Walk on... (1)
  8. 2008/03/20 Camino de Santiago #FINAL: at last... (4)
  9. 2008/03/14 Camino de Santiago #12: Endless Rain (2)
  10. 2008/03/03 Camino de Santiago #11: let go... (8)
  11. 2008/02/26 Camino de Santiago #10: 가을 (9)
  12. 2008/02/20 Camino de Santiago #9: Carry on
  13. 2008/02/12 Camino de Santiago #8: Unforgettable (1)
  14. 2008/02/10 Camino de Santiago #7: to Leon (3)
  15. 2008/02/08 Camino de Santiago #6: fever struck (2)
  16. 2008/02/04 Camino de Santiago #5: to Castrojeriz (1)
  17. 2008/01/29 Camino de Santiago #4: Burgos (1)
  18. 2008/01/28 Camino de Santiago #3: The Longest Day (2)
  19. 2008/01/24 Camino de Santiago #2: 걷기에 익숙해지다 (5)
  20. 2008/01/22 Camino de Santiago #1 (2)
  21. 2008/01/18 Camino de Santiago - the beginning (4)
  22. 2007/12/09 Canon 40D (10)
  23. 2007/12/06 Day Ten - Bye, Bye... (3)
  24. 2007/12/06 Day Ten - Bondi Beach, Australia
  25. 2007/11/27 Day Nine - Back in Sydney, Australia (2)

Barcelona, September, 2005

경쾌함과 여유로움, 그리고 활력이 어우러진 도시

기억나는 것은
태양과 가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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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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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uits and w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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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pockets love touri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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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lace where season stops in the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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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don, September, 2005

조금은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

사춘기를 보냈기 때문일수도 있고,
친한 녀석들이 살고 있기 때문일수도 있고

왠지 미국보다는 영국이 편하다, 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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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cafe, one afternoon, one smoke, one conversation,
knightsbridge,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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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paul, millennium bridge, a modern museum,
the harmony of disharmony,
tate modern museum,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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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plant no more,
art, friendship, love, openness,
tate modern museum,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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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verside that we don't have,
at millennium bridge,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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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s, mate!
piccadilly circus,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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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봄이 막 찾아오려던 시점에 갔던 곳인데
어느덧 여름은 찾아왔고
이제서야 사진을 올린다

유소년 시절, 기억의 단편만이 흔적으로 남아있던 장소인데
조금씩 조금씩 단편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시간을 내서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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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들어진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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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
예전의 어렴풋한 기억과는 조금 달라진 느낌
유리벽도 생기고 사진도 못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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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조금씩, 조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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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자전거로 한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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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hasta luego, camino...

끝은 또 하나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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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버스를 타기 직전 Fisterra에서 Anja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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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동안 힘겹게 걸었던 그 길은
문명의 이기인 버스로는 3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어제까지도 변함없이 밝던 그녀는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드디어 끝이 났다는 기분이 들어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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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iago의 어느 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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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iago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먹었던 것은 Burger King
그냥 왠지 굉장히 먹고 싶었다
문명으로 복귀하는 신호라고나 할까

그리고 우리는 헤어졌다

만남에 고마워하면서

각자 갈 길을 가기로 했다

바르셀로나로 돌아가서 몇 일을 쉰 후
영국으로 돌아가서
나의 인생 동반자와 함께 아일랜드의 끝을 봤다

Paris에서 Joseph와 Christine을 다시 만나고,
Milano에서는 Espresso 기계를 구입했으며,
Italy 북부에서 처음으로 한적한 Snowboarding을 즐겼고,
삶에 대한 끝없는 희망과 기대에 부풀어서 한국에 돌아왔다.




내 나이 30살의 무모한 시작은 끝이 났고,
나는 바로 문명으로 복귀했다.


길을 걸을 때는 그렇게나 세상으로 돌아가고 싶더니,
막상 세상에 돌아와서는 순간 순간 복잡한 사회를 떠나 그 곳을 다시금 걷고 싶어진다.


새롭고 신기한 경험에 의해 완전히 변할 줄 알았던 나의 삶과 삶에 대한 자세는
의외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

잠시 나 혼자만의 시간이 흐른듯,
마치 군대를 다녀와서 변함없이 흘러가고 있던 세상의 모습에
조금은 서운하고 당황했던 것처럼...

모든 것은 그대로였다.





길을 걸으면서 즐겨들었던 노래 중에 유일하게 눈물이 핑 돌게 만들었던 곡이 있다.

마치 그녀 역시 이 길을 걸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사가 와 닿았던 곡.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라는 곡이다.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
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 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


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
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 내게서 먼 것 같아
이미 그친 것 같아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바람에 흩어져 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 간다

 

바람이 분다

시린 한기 속에 지난 시간을 되돌린다
여름 끝에 선

너의 뒷모습이 차가웠던 것 같아 다 알 것 같아

 

내게는 소중했던 잠 못 이루던 날들이
너에겐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나의 이별은 잘 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뤄진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내게는 천금같았던 추억이 담겨져있던

머리위로 바람이 분다 눈물이 흐른다




정말이지 세상은 어제와 같았고,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었고,
나만 혼자 조금 달라져 있었다.

나의 소원들은 허무하게 그리고 애타게 조금씩 조금씩 사라져 갔다.


세상의 끝까지 함께 했던 이들과의 연락은
생활의 무게에 그 빈도가 줄기 시작했고,
무엇인가 세상에 큰 흔적을 남겨보고 싶다는 나의 바램과 시도는,
지친 마음과 불안함, 그리고 늘어가는 뱃살에 그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낑낑거리면서 들고 다니던 사진기로 남긴 사진은
가끔씩 돌아보게 되는 추억거리로 전락했고,
건강하고 군살없던 몸은 순식간에 아저씨의 몸이 되어버렸다.


무엇보다도,
세상에 겁이 나기 시작했다.

세상의 벽은 생각보다 높고 녹녹치 않았다.

시간이 없다는 생각에 마음은 급하고,
한줄기 빛이 보이지 않는 진흙길에 다리는 계속 빠지는데
허우적거려봐야 계속해서 깊이 빠지기만 하는,
저 멀리 있는 곳의 누군가 역시 똑같이 허우적거리고 있을 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 계속되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허우적거림에서 빠져나와서 마르고 평탄한 길을 꾸준히 걸어나갈 수 있을 거란 자신감과 희망이 남아있지만,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지... 가끔은 팔과 다리에 힘을 빼고 밑으로 한없이 빠지면 어떻게 될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 기분이 들때마다 돌아볼 수 있는 추억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힘들어도 결국은 목적지라는 곳에 도착한다는 것,
그 길은 지나고 나면 추억으로 남는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알 수 없는 의지와 우연, 그리고 시간의 장난에 의해 만나게 되는 수많은 인연들이 나의 손을 잡아줄 것이라는 기대,

이제는 인생이라는 길 위에서 Camino를 다시 시작하고 있다. 힘들지만 조금씩 나아가야겠지...


바람은 여전히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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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Fisterra Final: 0.00 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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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마지막 날은 글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 때의 기분은 지금도 생각이 난다.
정말 뭉클했다.
드디어 끝이구나 라는 기분이 들었다.

눈물이 난다던가 할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상쾌하고 유쾌했다. 신나기도 하고.
모처럼 내 자신이 좋았다. 뿌듯했다. 그냥 좋았다.
기쁘다기보다는 즐거웠달까?

드디어 마지막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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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Bar에서 샌드위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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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쨍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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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이 많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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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Fister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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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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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바다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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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다 바다다 바다다 바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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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생을 마감한 이들을 위한 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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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다

이제 거의 끝이 보인다

언덕 하나만 넘으면 땅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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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녀석들



이 길의 마지막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었다.

바로 홀딱 벗고 물속에 들어가서
오줌을 갈기는 일

이 일은 나에게는 꽤나 나름 의미있는 일이라서
사실 바다물속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꼭 흔적을 남기려고 한다

그래서 과감히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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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착!!!

물 속에서 까부는 녀석은 물론 우리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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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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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를 잡고 짐을 대략 풀고
Cabo Finisterra (Fisterra)로 향한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해 지는 모습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빨리 옮긴다

가벼운 옷가지와 몇가지의 추억어린 소품을 챙겨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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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KM,
finally...






이 곳에서는 사람들이
여행시 지녔던 물건들을 태우곤 한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일종의 의식이랄까?

걸으면서
흘린 땀,
눈물,
웃음,
시간,
생각,
느낌,
을 함께한
옷가지들과 물건들을 태우면서

마음을 정리하고,
추억을 기념하는 것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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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도 옷을 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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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ios


드디어 끝이다

누가 만들었는지 정말 기막한 표현이다
시원 섭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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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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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한 대를 피우면서 미소를 짓는 사람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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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마지막 밤을 보낸다

내일이면 Santiago에서 Barcelona로 출발하겠지...

그동안 수고했다 나의 두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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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Fisterra #2: somewhere over the rainbow

비가 그치기 시작하고 중간 중간에 조금씩 해가 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던져지는 자그마한 선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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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행을 통틀어서 가장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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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67km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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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었던 Bar에 붙어있던 경고문

다들 발냄새가 심하긴 했나보다

신발을 벗지 말라는 경고문을 붙일 정도면...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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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과 소들이 있는 길
아름다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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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길을 막아선 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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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중간에 무지개가 간간히 뜨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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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무지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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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의 끝을 본 적이 있나요?

음...별건 없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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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셀카도 한 컷
완전 산적이 되어버렸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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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끝나가는 시점의 하늘은 정말 아름다웠다

이제 이 여행도 끝이 보인다...


내일이면 대륙의 끝에서 바다를 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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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Fisterra #1: Walk on...

Santiago de Compostella에서의 아쉬운 헤어짐을 뒤로 하고 다시 출발한다.

지긋지긋한 비는 여전히 미친듯이 내리고 있다.


Fisterra가 목적지. MUXIA는 일단 제끼기로.


목적지인 Fisterra(Finisterra)까지는 대략 100km의 거리.
가는 길에는 거의 도시가 없고, Albergue 역시 세 개 밖에 없기 때문에
보통 3일짜리 코스가 된다.
하루에 30km 이상을 걷는 비교적 빡빡한 일정.

Fisterra까지 가는 길 역시 credential이 있어서 도장을 찍을 수 있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의미가 있으니까.

Finisterra는 이름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듯이 Finis + Terra, 즉, 땅끝 마을이 되겠다.
바다가 보이고 대서양이 보이는 곳.
종교적인 의미보다는 뭔가 끝까지 걸었다는 기분을 느끼고 싶었던 나로서는
처음부터 목적지를 Fisterra까지 잡고 있었다.

Joseph와 Christine은 보통 많이 하듯이 Bus를 타고 Fisterra까지 갔다 오기로 했고
(왕복 200km니까 당일치기가 가능한 곳)
Jose는 아쉽게도 일 때문에 Canary 군도로 복귀.
Anja는 글쎄. 걷겠다고는 했는데 약속을 한 것까지는 아니라서 모르겠다.

그래서 모두에게 안녕을 고하고 다시 아침부터 걷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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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iago의 우체국에서 무사히 품에 돌아온 350D를 다시 이용하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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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지긋지긋할 정도로 많이 오긴 왔다
물에 잠긴 집과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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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넝마가 되어버린 우비
기념으로 가방에 묶고 다니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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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노란 화살표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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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로 인해 막혀버린 길
어쩔 수 없이 차가 다니는 길까지 올라가서 빙 돌아가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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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물,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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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숙소가 있는 Negreira
마을보다는 큰 도시

가게들도 제법 있고
여기 저기 한창 공사중이다

이 길을 이번에 걸으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정말 많은 곳에서 공사와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유로화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건설붐이 일고 있는 듯 했다.
물가도 상당히 올라버렸고.
많은 이들이 올라버린 여행경비와 여기저기 도시화되어가는 시골 자연의 모습을 안타까워했다.
더불어 상업화되어가는 Camino의 길까지도.
10년후에는 왠지 바뀌어있을 것 같다...
스페인의 길조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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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만난 Anja





생각보다 걷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성수기에는 아마도 숙소가 모자르지 싶을 정도.

Anja를 다시 만났다.

저녁 5시경에 숙소에 도착한 뒤,
저녁을 먹고 동네 가게에서 우표를 산 후에 씻고 자리에 누웠다.

걷는다는 얘기를 들어서 오지 않을까 했는데 저녁 8시가 되어도 나타나지 않는거다.
음...천천히 출발하려나보군 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잠이 들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보니 갑자기 나타나 있던 Anja.

저녁 9시가 넘어서 도착했다고 한다.
나야 뭐 자느라 전혀 몰랐고.

반가웠다.

그리고 남은 길을 함께 걷기로 했다.




Camino de Santiago 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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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de Santiago #FINAL: at l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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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Santiago !!!
(오히려 이 순간이 더 기뻤던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걸으면서 항상 즐겁지는 않았다. 지겨운 순간도 많았다.

솔직히 말하면,
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루에 한 번씩은 했다.

솔직히 말하면,
이 길을 걷고 나면 남에게 자랑거리가 하나쯤 생기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말하면,
Santiago de Compostella에 도착했을 때에는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복받쳐오르는 감동도, 나 자신에 대한 무한한 신뢰감도, 고생에 대한 추억의 눈물도,
그 어느 것도 없었다.
무엇인가를 이루어냈다는 짜릿함보다는 드디어 끝났군 하는 홀가분함이 더 컸다.



그냥 기분이 좀 좋았을 뿐. 아 드디어 왔구나. 결국 여기까지 오는 동안 동양인을 한 명도 못 봤구나.

그리고, 조금 더 걸어서 바다끝까지 가봐야겠구나. 여기서 느끼지 못하는 감정을 그 곳에서는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정도의 흔들림 정도가 다였다.

왠지 그랬다. 그냥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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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KM 남았다. 왠지 두근두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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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여전히 비를 흝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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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나와 함께 할 수 밖에 없었던 우의

여기 저기 찢어진 곳을 밴드에이드로 붙여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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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을로 들어선다
끝까지 손을 잡고 함께 하던 Joseph와 Christ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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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iago 성당이다
꽤나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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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iago의 골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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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착!!!
증명사진 한 컷



1. 도착해서 도장이 찍힌 Credential을 보여주면 순례자의 길을 완주했다는 증서를 준다.
이 때 주의할 점 하나,
종교를 선택하는 항목이 있다.

비카톨릭도 받을 수 있긴 하나
난 절대로 거짓말 따위는 할 수 없어, 나의 신앙에 어긋나는 행동이야, 난 나의 소신대로 비종교인으로서의 삶을 꿋꿋이 유지하고야 말겠어라는 이유가 아니라면 잠시 자존심을 버리고 카톨릭에 체크하기 바란다.
나는 암것도 몰랐으니 비카톨릭으로 신청을 했는데 이게 나중에 보니까 증서가 다른 거다.
카톨릭에게 주는 증서가 훠어어어어어얼~씬 멋지다. 종이질도 다르고 글자체도 다르고.
나의 것은 그냥 조금 두꺼운 종이에 대강 인쇄한 듯한 증서. 이왕 700km 넘게 걷고 난 기념으로 간직할 것 같으면 좀 더 보기 좋고 멋진 것으로 받기를. 분명히 말했다. (이런 멋진 정보를 나에게 알려주는 이 따윈 전혀 없었다...ㅜ.ㅜ)

2. 가능하면 Santiago de Compostella의 Albergue는 피할 것.
일단 시내에서 조금 거리가 떨어져있다. 성당 왔다 갔다 하기 꽤나 귀찮다는 것. 게다가 마지막에는 함께 걸었거나 도중에 만난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시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게 되는데 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지막 날 Albergue에서 자는 것을 피하기 때문에 홀로 터벅 터벅 걸어서 숙소까지 돌아가야하는 쓸쓸함을 감수해야 한다.
게다가 시설도 영 형편없다. 거대한 막사 같은 느낌. 나도 Albergue에 잡았다가 귀찮기도 하고 나에게 선물을 준다는 기분도 들고 해서 결국 시내의 숙소로 바꿨다. 같은 실수 하지 마시길. 역시 분명히 말했다.

3. 증서를 신청할 때, 미사에 참여할지의 여부를 물어본다. 뭐 별 일 없으니 참여했는데 이건 꽤 재밌었다. TV에서도 나왔지만 몇 명이 나와서 거대한 연기나는 기구를 흔드는 것도 볼 수 있고, 무엇보다도 순례자의 길을 완주한 사람의 이름을 하나 하나씩 부르면서 축복을 해준다 (라고 생각한다. 사실 내 이름 말고는 알아듣지 못했으니까) John de Corea라고 호명되는 순간 주변인들이 나를 한번씩 쳐다봤을 때의 기분은 정말 꽤나 흥겨웠다.

4. Burgos에서 보낸 Canon 350D DSLR Camera는 무사히 도착해서 우체국에서 안전하게 보관하고 있었다. 다행이다. 나름 걱정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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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ergue에서 바라본 산티아고 시내
멀리 성당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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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만점 복장과 포즈...씨이이이익~



미사를 마치고 어이없는 일을 했다
마지막 부분에 순간 순간 스쳐간 호주 커플 (조만간 결혼할 계획이라고 했는데)과 함께
시내를 어슬렁어슬렁거리고 있었는데
우연히 기념사진관을 발견했다

산티아고를 찾아온 관광객들을 위한 상품이었으리라

장난기가 발동한 우리 셋은 저 말도 안되는 복장을 입고 사진을 찍기로 했다
기념으로 바보짓 한 번

그들은 나를 만나서 반갑다면서 나에게 사진을 선물로 줬다. 고마운 친구들 같으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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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마지막 밤


성당을 나와서 걷는데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Anja와 Jose

Jose의 휴가가 끝나서 Santiago를 포기하고 천천히 걷는 줄 알았는데 도착을 한 거다.
사정을 물어보니 그래도 끝을 보고 싶어서 하루에 35~40km를 걷는 강행군을 했다는 것.
서로 반가움에 입이 찢어진다.


솔직히 말하면,
Camino de Santiago는 길을 완주했다거나, 무엇인가를 성취했다거나 하는 부분보다는,

스쳐가는 인연들의 소중함이 얼마나 큰 것인가에 의미가 있다.


마지막에 다시 만나게 된 Anja와 Jose,
프랑스 남부 지방에 언제든지 놀러오라던 아저씨,
어~ 너도 도착했구나 라면서 눈물을 찔끔 흘리던 할머니,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인연인,
Christine, Joseph



잠시 그들 얘기를 해볼까?

Christine. 남미의 프랑스령에서 태어나서 프랑스에 산지 20년. 빠리에는 10년정도.
대학 시절 만난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났고 혼자 그 아이를 키웠다.
그리고 그 청년은 4년전 교통사고를 당해서 죽었다.
이번이 두 번째 Camino.
왠지 소중한 인연을 만나게 될 것 같아서 다시 시작했다고 했다.
첫번째는 아들이 죽은 후.
마지막에 헤어질 때 눈물을 흘리며,
"You remind me of my son"이라고 말했다.
평생 잊을 수 없다.


Joseph. 독일인. 카톨릭 신자.
사진찍히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Christine을 사랑한다. 술도.
대학생 딸이 있다.
그 딸은 마약중독자.
프랑스 남부에서 요양 중이라고 한다.
그 딸을 위해서 시작한 길.
그 역시도 나에게
"You remind me of my family"라고 얘기했다.
평생 잊을 수 없다.


정말로.



이 여행을 마치고 난 뒤 영국, 아일랜드, 이태리를 갔다가
난 다시 그들을 만났다. 빠리에서.




그리고 그 전에,
나는 또 걷기 시작했다.

Camino de Fisterra를.
바다가 보고 싶어서. 땅의 끝을, 대륙의 끝을 보아야 할 것 같아서.
버스를 타고 갈 계획인 Christine과 Joseph,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야하는 Jose와는 헤어지고,
Anja와 함께 걷는다.

남은 길은 10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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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de Santiago #12: Endless Rain

Rain, Rain, Rain

비, 비,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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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icia 지방에 들어서면서 내리기 시작하던 비는 그칠 줄을 몰랐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마냥,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해서 내리던 비.

Galicia 지방에 비가 제법 내린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


사실 나는 비를 꽤 좋아한다.
우중충한 날씨도 좋아하고.
유소년기를 우중충한 날씨로 유명한 영국에서 지냈기 때문인지,
아니면 하늘을 쳐다보길 좋아하는 나에게 쨍한 하늘의 높고 밝음은 눈쌀만 찌부리게 하는 탓인지 알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이런 비는 싫다.



비는
적어도 걷는 여행객에게 있어서는 최악의 방해요소. 게다가 계속 이어지는 산길.


일단, 짐과 발이 무거워진다. 아무리 우비에 Goretax라 하더라도 어느 선을 넘으면 젖기 때문에. 게다가 마를 틈을 전혀 주지 않는다. 밤에 아무리 옷을 널어놓고 신발에 신문지를 갈아끼워도 공기에 그득한 습기는 머금은 물기를 배출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몸과 발이 항상 무겁다. 체력적인 소모가 크다는 얘기.

둘째로, 물집의 재발. 일주일간의 고생 끝에 엄지손가락 크기만의 거대한 물집들이 굳은 살이 된 이후 별 탈 없이 나를 이끌어주던 나의 발바닥에는 다시 물집이 잡히기 시작했다. 항상 축축하니까 살이 불고 그 불은 살이 밀리기 시작한 탓일거다. 한 걸음, 한 걸음 걷는 행위가 아프기도 하거니와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20일 동안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신고 있었던 신발 속의 상태도 그리 위생적이지는 않을테니.

셋째, 찝찝하다. 냄새도 나는 듯 하고. 길은 진흙의 연속이라 출발 이후 곧 온 몸이 땀과 물과 흙으로 지저분해지만 씻는 것도 잠시, 빨래를 해도 잠시, 그 순간의 청결함일 뿐, 항상 찌뿌둥함이 온 몸을 감싼다.

뭐 어쩌랴, 그냥 걷는 수 밖에...



어느 정도였나 하면,
TV에서는 홍수에 대한 뉴스를 보기도 했고,
산길을 걷다가 도저히 건널 방법이 없어서 신발과 양말을 아예 벗고 건넌 적이 있을 정도니까.
물에 잠겨서 원래 길의 흔적을 도저히 찾을 수 없었던 적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심지어 물에 의해서 나무가 쓰러진 탓에 쓰러진 나무를 겨우겨우 헤집고 통과한 적도 있으니,

결코
쉬운 길은 아니었다.

지난 모든 일처럼 이제는 재미로만 기억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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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ria의 언덕 길
이제 100여 km 남았다

마지막 100km를 도보로 마치면 Camino 증서를 주기 때문에
이 곳부터 시작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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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정체를 알 수 없는 간판이 있던 길
저 표시는 추월 금지인데 길을 보면 알겠지만
추월할 차도, 추월당할 차도 전혀 다닐 수 없는 길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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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해가 떴던 날
유럽을 다니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죽음을 굉장히 삶의 곁에 두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하기사 이전의 우리네들의 삶도 그랬으리라
도시화가 되고 거대해지면서 사고는 가까워졌지만 삶과 죽음의 의미는 멀어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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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노 조개 모양의 쓰레기통
뜯어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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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핫...진짜 얼마 안 남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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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 소들에 이어 다시 한 번 길을 막기 시작한 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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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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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언저리에서 혼자 놀고 있던 강아지
불쌍하게도 비를 홀딱 맞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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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ne이 항상 묵고 간다는 작은 펜션
Alergue는 아니지만 아늑한 느낌이 너무 좋았던 곳이다

안타깝게도 지금 이름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

비에 젖은 몸을 모닥불 옆에서 말릴 수 있었던 정말 편했던 곳
주인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스페인 전통주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데 한국 TV에서도 본 적이 있는 불 붙여서 끓이는 굉장히 독한 술. 싸늘한 비내리는 날씨에 최고. 독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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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고 다녔다.

7유로를 주고 산 우비는 여기 저기 찢겨 나가서 상처용 밴드를 임시방편으로 여기 저기 붙여서 이어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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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염소떼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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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해가 순간적으로 뜰 때면 무지개가 뜨곤 했다.
배가 고프면 괜히 사과를 한입씩 배어물고 무지개를 보면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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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omarin에 들어서는 입구의 다리에서 내려다본 모습.
멋지다.

비가 색의 진함과 공기의 무거움을 풍경에 더한다.
(사실 그래서 비를 좋아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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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히기 좋아하는 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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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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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뿔뽀를 먹는다

뿔뽀란 문어.
문어를 통채로 삶아서,
소금과 올리브유에 찍어 먹는다.
와인이 있으면 좋고.

문어를 가위로 썩둑썩둑 잘라서 나무 그릇에 내어온다.

정말 맛있다.

신선한 해산물을 원래의 맛 그대로 즐길 수 있다.

Santiago 근방에 가시면 꼭 드실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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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뽀와 바게트, 그리고 와인
뭐가 더 필요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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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비는
계.속.

오고 있다.


그래도 이제는 끝이 보인다. 드디어 Camino de Santiago가 손에 잡힐 듯한 거리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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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de Santiago #11: let go...

나를 얽어매고 있던
흔적,
미련,
상념,
걱정,
두려움,
불안,

을 떨쳐버리다...


이 날의 길은 꽤나 험하다.
Foncebadon에서 급경사를 올라가는 길.

그리고 Foncebadon에서 약간 올라가면,
사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Cruz de Ferra가 있다.

모든 순례자들이 자신의 흔적을 하나씩 남기고 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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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에 매달려 있는 하늘색 시계가 내가 걸어놓은 것



이 곳에는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
죽은 아이의 사진,
합격증,
자신과 함께 한 옷가지 등
수많은 순례자들이 지니고 있는 수많은 희망과 꿈, 좌절과 아픔이 하니씩 하나씩 쌓여있다.

나 역시도 나만의 시간을 남기기로 했다.
이제는 마음의 찌꺼기들을 버리고 희망과 자신감을 가지고 진행할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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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고 있는데 막아선 5마리의 개들
솔직히 약간 무섭기도 했다

그런데 이 녀석들 그냥 심심했던 거였다
멀뚱 멀뚱 쳐다보더니 슬며시 비켜나던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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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이 맺힌 거미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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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자욱하게 낀 아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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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cebadon
여전히 마을을 지키고 있는 개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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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이 된 Jose와 Anja
Jose는 Morocco 옆에 있는 스페인령 Canary Island에서 왔고,
Anja는 Norway에서 스페인어를 배우고 싶어서 Valencia 근처에서 1년여 살다가 Norway로 돌아가기 직전에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Camino를 시작했다.

그리고 둘은 어찌 어찌해서 눈이 맞은 상태...

Anja와의 인연도 꽤나 대단한 것이
1. 출발한지 일주일이 지나서 Villafranca de Montjardin에서 처음 우연히 만난 후 헤어졌다.
2. 난 하루종일 비를 맞으며 죽도록 고생하고 혼자 자는 동안, Anja는 아파서 하루 골골 거리다가 Burgos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해서 병원에 갔다.
3. 다리가 길어서인지 무지 빠른 페이스를 자랑하는 Anja는 Burgos에서의 3일 휴식 뒤 굉장한 속도로 걷기 시작해서 Hospital de Orbigo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것.
이 때 Jose와 Anja는 막 사귀기 시작.
4. 그리고 한동안 같이 걷다가 또 헤어졌다. Jose의 일정상 끝까지 가기 어려울 것이라 예상해서 둘이 즐겁게 즐길려는 생각이었던 것.

그리고, 이 뒤는 다음 기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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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탑앞에서 생각에 잠긴 An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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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들이 쉬고 있다
이제는 확연히 다른 경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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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앉아서 담배 한대를 태우며 휴식을 취한다
이 곳은 제법 산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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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힘
왜 그렇게 축 쳐져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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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이빨을 닦는 중
어색한 웃음이 넘쳐흐르는 시간
한참 닦다가 서로 눈이 마주치면
피식 하는 웃음과 함께 입 옆으로 흘러나오는 침과 치약이 섞인 액체
또 다시 터져나오는 웃음

역시 사람사는 모습은 다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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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ego de Ambros의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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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linase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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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탑위의 새집
위험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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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linaseca에 도착해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잠시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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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nferrada도 제법 큰 도시 (그래봐야 지방 도시이긴 하지만)
우연히 발견한 태권도 도장
신기 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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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개그의 현장

Ponferrada 역시 제법 큰 도시여서 여행객이 꽤 있는 도시인데
희안하게도 일본인 단체 관광객이 있었다

Joseph, Christine과 내가 도시로 올라가기 위해 어슬렁 어슬렁 걷고 있는데
일본인 관광객들이 막 사진을 찍어대기 시작하는 거다 (물어보지도 않고)
가방을 매고 걷는 순례자 얘기를 듣긴 했는데 실제로 보기는 처음이었나 보다
게다가 흑인 한 명, 백인 한 명, 황인 한 명의 희안한 조합이니 얼마나 신기했을까

니혼진데스까? 이이에, 칸고쿠진데스... 와 함께 그 관심은
바로 Joseph와 Christine에게로 넘어갔고,
그들은 3분동안 당황한채로 멀뚱 멀뚱 서서
일본인 단체의 사진찍기 테러에 노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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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호박
정말 크다
옆의 트랙터가 작은 것이 아니다
정말로

참고로 저 호박 역시 식용이긴한데 맛이 없어서
보통 돼지 먹이로 쓴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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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앉아서 쉰다

보통 쉬면 Cafe Solo나 Cola를 마신다
Cola는 시원하기도 하고 당분 섭취도 된다는 점에서 생각보다 꽤 즐겨먹게 되는 음료

Joseph는 술을 정말 좋아해서

항상 Cafe에 위스키를 곁들여 마시곤 했다
술을 잘하지 못해서 즐겨마시진 않았지만 의외로 꽤나 괜찮은 조합이다 - 에스프레소와 강한 위스키

커피향과 위스키의 조합도 나쁘지 않고
쓴맛과 위스키 단맛의 조합은 상당히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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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등장한 왕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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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icia의 입구인 Cebreiro를 드디어 지난다



이전에 이 길을 걸었던 어려 사람들에게 들었던 Galicia 지방의 색은
'켈트가 생각난다. 영국 같기도 하고. 그래서 난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아. 스페인스러운 느낌이 덜하달까?'
정도.

스코틀랜드, 아일랜드의
약간은 어둡고 쓸쓸한,
세상 끝에서 홀로 세월의 흐름을 견뎌내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솔직히,
어떤 곳일까 꽤나 기대하고 있었다.


Galicia 지방은 아름다운 동시에
여행의 대미를 장식할 최악의 날씨를 준비하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비가 계속 내릴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동네 가게에서 7유로를 주고 판초우의를 하나 샀다.
이 판초우의는 목숨이 다할때까지 나를 지켜주었다...
(그 목숨이 굉장히 짧아서 문제이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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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진짜 스코틀랜드 느낌이 조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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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이어지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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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소들이 길을 막는다
움메에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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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부에서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인 Alto do San Roque
바람이 굉장히 세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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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27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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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en Camin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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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껍질표시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달팽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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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계속 오고
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제 Santiago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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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de Santiago #10: 가을

Galicia 지방에 거의 다가온 지금
가을이 물씬 느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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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든 잎과 나무들,
그리고 여기 저기 쌓여 있는 밤송이 위에 후두둑 후두둑 떨어지는 더 많은 밤송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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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느껴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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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까지는 이제 220km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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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아래에서 돌로 글을 남겼다
물론 나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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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바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사과도 떨어져 있고


길을 가다 보면 의외로 주섬 주섬 군것질거리가 제법 있다.
La Lorja 지방에는 포도밭이 많기 때문에 걷다 보면 여기 저기 길가에 포도가 영글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가끔씩 따먹곤 했다. 실제 길가에 있는 것은 사람들이 따먹을 수 있도록 냅둔 것이라고 하니 걱정말고 따먹어도 된다.
가을이다 보니 간간히 익은 사과가 매달려 있거나 길에 떨어져있기도 하고 (상태만 멀쩡하면 먹어도 된다. 농약을 친것도 아니니까. 그냥 동네에 있는 감나무 같은 것들.) 무화과 나무도 가끔 발견하고.

위에 보이는 밤들도 주섬 주섬 주워서 저녁에 몇 번 삶아 먹은 기억이 있다. 서로 나눠먹는 재미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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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먹음직스럽게 익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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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루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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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골 마을에 있던 농구 골대



Joseph와 Christine과는 정말 인연이 있다고 느끼게 된 사건이 또 있었다.

아무래도 걷는 페이스가 다르다 보니 (나는 다리가 짧아서인지...-_-;;; 그네들만큼 빨리 걷지를 못하겠더라. 대신 좀 덜 쉬고 부지런히 걷는 쪽을 택했는데) 서로 함께 걷다가도 헤어졌다가 저녁에 만나곤 했다. 그리고 어느 날, 마을 주민 전체가 30명이 채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마을에 도착. 아직 둘은 도착하지 않아서 알베르게를 찾아갔는데 왠걸, 잠겨있는 거다. 예전의 불길한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Bar에 찾아갔더니 Bar 역시 잠겨 있다. 난감한 상황. 시간은 벌써 저녁 5시가 되어가는데 빨리 출발하지 않으면 해지기전에 다음 숙소가 있는 곳에 도착하기 어려울 듯 하다. 게다가 이 곳은 고원지대라 날씨도 제법 쌀쌀하고. 일단 그 둘을 이 곳에서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숙소 앞에서 한 시간여 기다렸는데 전혀 인기척이 없다. 사람도 없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지막으로 Bar을 한 번 찾아갔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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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ne과 Joseph
저 아래에 있는 것은 자그마한 난로
시장에 가면 있는 장작 태우는 드럼통의 축소판이라고 보면 될 듯




둘의 모습이 보인다.
"키이이임 어디 있었어?"

이 둘 역시 나를 찾다가 그냥 바에서 쉬기로 한 것. 다행이다.

스페인어를 우리 중에서 제일 잘하는 크리스틴이 숙소에 대해서 물어봤다고 한다. 그 알베르게는 여름 성수기 한철에 간단한 잠자리만 제공하는 곳이기 때문에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알베레그에서 묵기는 어려울 듯하다고. 그래서 바의 주인인 동네 아주머니에게 말씀드렸더니 친절하게도 비는 방이 많다면서 재워주기로 했다는 거다.


그래서, 동양에서 온 멍한 청년은
스페인 해발 1000m의 주민 27명이 살고 있는 마을의 어느 민가에서 잠을 자게 되었다.

그리고, 태어나서 가장 많은 별이 떠 있는 하늘을 봤다.

별이 쏟아진다는 표현은 이런 때를 위해서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밤,
어찌나 별이 많은지 지평선에도 촘촘히 별이 떠 있던 밤,

잊지 못할 기억의 한 조각을 또 하나 만들 수 있었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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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재워준 아주머니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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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는 정말 호리호리했었는데
군살도 없고 몸도 탄탄하고...

산적 같긴 하지만 정말 건강하던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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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de Santiago #9: Carry on

이젠 제법 많이 왔다. 정말 2/3 지점.
날씨도 조금은 싸늘해졌고,
걷는 것도 많이 익숙해졌다.

무엇보다도 함께 걷는 동료가 생겼다. 때때로 불편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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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던 중에 발견한 바구니
친절하게도 순례자를 위하여 사탕과 과일을 마련해 놓았다
사과 하나를 입에 물고 다시 걷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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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제법 가을 느낌이 나기 시작하는 길
지역 탓도 있겠지만 쌀쌀해진 날씨가 하루 다르게 피부에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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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막아버린 양떼

걷는 도중 여러 번 길이 막혔다

양떼,
소떼,
개들,
고양이들,
어린아이들,
쓰러진 나무,
넘치는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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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spital de Orbigo의 입구
이 곳에서 또 하나의 인연을 만나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Anja
(이 얘기는 나중에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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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입구에서 Joseph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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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일기를 쓰고 다음날의 일정을 대략 고민한다
오른쪽에 있는 책자는 Burgos 지방에 들어가면서 어느 안내소에선가 받은 책인데
지도도 보기 쉽고 마을과 지역에 대한 풍부한 설명과 안내로 인해 크게 도움을 받았던 책
아쉽게도 Galicia 지방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잠시 필요한 정보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면,


1. 우선 책을 하나쯤 사서 보는 것은 괜찮을 듯.
대략의 느낌을 위해서 국내에 소개된 여행 수필집을 하나쯤 사보는 것도 뭐 나쁘지는 않은 선택이지만,
이왕이면 정확한 지도와 풍부한 정보가 나와있는 영어서적을 사는 편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지에서 구입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막상 말이 통하지 않는 어색한 곳에서 새로 책을 구입하는 것은 그다지 쉽지 않을 수도 있으니 (나는 그랬다...-_-;;; 너무 준비를 안하고 갔기 때문에...)

게다가 요즘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는 하나,
내가 걷던 시기에는 (그래봐야 불과 3년도 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곳에서는 시에스타를 즐기고 있었다.
2시에서 5시 사이에는 모든 가게가 문을 닫아버리는 것.
심지어 비교적 큰 도시인 Logrono의 수퍼마켓 체인점조차 닫는 것을 목격했으니.

그리고 순례자를 위해 만든 것이라고 생각되는 Camino de Santiago 인포메이션 센터는
연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운이 없었던 탓일수도 있겠지만.



2. 짐 싸는 문제인데

많이 쌀 필요 없다. 아니 많이 싸면 후회한다. 최대한 가볍게 움직일것.
인터넷이나 책을 보면 추천하는 항목의 수가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대략
속옷 3개, 티셔츠 3개, 양말 3켤레, 긴 옷 하나 정도면 충분할 듯. (계절에 따라 조금 차이는 있겠지만)
침낭 하나 (이불이 없는 Albergue도 간혹 있으니)
카메라 이야기는 이전에 했고,
책은 정말 보고 싶다면 가져가도 괜찮겠지만 막상 책은 잘 안 읽게 되더라.
하루 종일 걷고 나면 피곤하기도 하거니와 이래 저래 정리하고 밥 먹고 나면 대략 9시 정도에는 잠이 드는 듯.
(실제 소등도 꽤 일찍하거니와)
수첩 하나쯤은 가져가도 좋을거 같고 (일지를 쓰거나 기록을 남기거나 하는 것을 위해)

간단한 약은 챙겨가도 좋을 것 같고. 반창고는 중국인 가게나 동네 수퍼에 파니까 걱정말고.
파스 등을 챙겨갈지는 그냥 개인의 상식적인 선에서 판단할 것.

그리고 제일 중요한 신발.
트래킹화도 좋고
다기능 다목적 신발도 좋은데
제일 중요한 것은 발이 편한 신발을 신으라는 것.
나의 경우 어쩔 수 없이 현지에서 출발 전날에 신발을 사서 처음에 조금 고생했다.
운동화로도 충분히 걸을 수 있으니 무조건 발에 익숙하고 편한 신발을 신을 것.

운동화의 경우 밑창이 얇아서 발바닥이 조금 아플 수 있지만
발에 익숙하지 않은 밑창 튼튼한 트래킹화로 인해 거대한 물집이 생기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방수? 너무 걱정할 것 없다.
발냄새야 다들 나니까 상관 없고,
비가 오면 아무리 고어택스라도 결국 젖는다.
(내 신발도 고어택스였는데 잠시 내리는 비가 아닌 이상 별 효과 없다.)

가끔 신발 두 켤레를 가지고 여행하는 사람도 있긴 하더라.


그리고, 걱정하지 말 것.

꼭 끝까지 걸어야한다고 우기는 사람도 없고,
반드시 Albergue에서 꼭 자야할 이유도 없고,
하루에 30km씩 걸어야할 필요도 없다.
편하게 조금씩 가면 되니까.
각자 일정과 사정에 맞게 걸으면 된다.

맘 편하게 먹으라는 얘기.

스페인도 잘 사는 서유럽의 국가고 서울의 미친듯한 물가를 고려할 때 왠간한 것은 더 싼값에 현지 조달이 가능하다. 그러니 걱정마시길. 나 역시 하루만에 결정하고 건강히 잘 마쳤으니까. 심지어 초반에는 제대로 된 지도 없이도 다녔다. 다 된다. 대신 미리 정보가 있으면 아 이 곳은 좀 오래 있어도 되겠구나. 오 여기는 이 곳이 이쁘군. 아 오늘은 여기서 묵고 이걸 구경해야겠다. 따위의 계획을 세우는 데에 도움이 되니까 미리 준비하는 것도 좋다는 얘기다.

결론은 두 개.
- 편한 신발 챙길 것
- 짐은 최대한 가볍게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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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매일 틈날때마다 빨래 빨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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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는 Albergue가 두 개가 있다
괜히 심심해서 다른 Albergue를 들어가봤다
이 곳도 꽤 분위기가 좋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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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이 내가 묵었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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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마다 있는 성당
이들에게는 마을 회관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인듯 하다
사람들이 모이고 만나고 얘기를 하고 마음을 달레는 곳
나 역시도 건강한 여행과 사랑하는 이들의 행복을 잠시 빌고 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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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eph와 Christine
손을 잡고 걸어가는 모습이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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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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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우연히 본 한국타이어
왠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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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orga
꽤 큰 도시
관광객도 제법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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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orga가 유명한 까닭은 성당도 성당이지만
Gaudi의 초기 작품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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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ios, Astorga...



Galicia 지방이 눈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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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de Santiago #8: Unforgettable

Leon을 떠나는 날은
정말 여러 가지로 기억에 남는,
그리고 인생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그런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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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n 광장
가운데에 홀로 앉아 있는 사람은 모형이다
나도 혼자가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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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멋진 위용을 자랑하던 Leon 성당


비가 오던 그 날,
나는 한동안 함께 걷던 Joseph와 Christine 커플과 헤어져서 혼자 걸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함께 걷는데서 오는 안도감,
함께 밥을 먹는데서 오는 포만감,
그리고 함께 숙소에서 시간을 보내는 즐거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걷다보면 각자 다른 페이스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는 욕구에 의해서
홀로 걷고자 하는 생각이 든다.
원래 혼자 하고자 했던 여행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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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기 전 Joseph와 함께

그래서 Leon을 구경한 후
함께 점심을 먹고 나서 2시가 조금 안되어 홀로 출발했다.
앞으로는 혼자 계속 걷겠구나. 저들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면서.


Leon은 Burgos와 더불어 Camino de Frances에 있는 가장 큰 도시 중 하나.
역시나 중앙의 Leon 성당이 꽤나 유명해서 순례자 외에 관광을 오는 사람들도 제법 많은 대도시이다.
(적어도 걷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게 느껴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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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Leon~
안녕, Joseph, Christine~


비로 인해 축축하게 어두움이 젖어 있는 길을 걷다 보니
완전히 길을 잃었다.
방향감각의 상실.
주변에 걷는 사람은 전혀 보이지 않고,
항상 길을 안내해주던 노란색 화살표와 노란색 조개껍질 표시 역시 사라진지 오래.

품에 있는 지도래봐야 순례자를 위한 간략한 길만 나와있는 간이 지도.
주변의 길을 제대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

전원의 느낌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길 옆으로는 차들이 신나게 속도를 내면서 가고 있고,
가방에 달랑 매달려 있는 간이 컴파스로 대략의 방향을 잡고 헤맨지 어언 2시간
어느 자그마한 마을에 도착했다.

이 곳이 대체 어딜까 하고 마을을 두리번거리고 있는 중에,
성당앞의 어떤 아주머니가 놀란 표정으로 말을 건다.
'What are you doing here?'

정.말. 놀랐다.

이런 시골 깡촌 마을에서 대체 영어로 나에게 말을 걸다니 대체 이 아주머니의 정체는 뭐지?
농담이 아니라 스페인에서는 정말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길을 걷는 사람들끼리의 공통어는 영언데 현지인과의 대화는 손짓 발짓이 영어보다 훨씬 잘 통한다.

대체 뭐지?

아주머니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순례자인데 길을 잃었다고.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이라고.
알고 보니 아주머니는 이 마을 출신. 10여년전에 호주로 이민을 갔었는데 친구와 함께 스페인으로 놀러온 것이라고 했다. 마침 이상하게 생긴 순례자임에 분명한 동양 녀석이 (거대한 가방과 추리한 몰골, 그리고 지팡이를 보면 뻔하지) 두리번 거리니 이상했던 거지. 그래서 말을 걸었다고 했다.
정말이지, 너무 너무 반가웠다.
아주머니와 아주머니의 친구분은 동네 Bar에 가서 Bar 주인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Bar의 주인은 친절하게 길을 설명해주고 공짜로 에스프레소 커피까지 줬다. 이 Bar에 너같은 녀석은 처음이라면서. 이것도 정말 인연이라면서. 다행히 본래의 길에서 크게 벗어난것 같진 않았다. 대략 3Km 정도? 하기사 발로 걷는데 멀어져봤자지.

신기한 인연에 다들 즐겁게 웃으면서 감탄했다.
커피의 기운과 친절함을 몸에 그득 채우고 다시 출발했다.
물론 사진도 한 장 찍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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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분이 나에게 말을 거신 아주머니.
두 분 다 호주에 계신다.
심지어 작년에는 새해 엽서까지 보내주셨다.
고마우신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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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오른쪽으로 쭈욱 가면 Camino의 길과 만난다.
아마 그곳을 밟은 최초의 순례자일지도 모른다, 나는...



조금 걷다 보니 눈에 익숙한 표지가 보인다.
반갑다.
반갑다.
반갑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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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크를 봤을 때 어찌나 마음이 놓이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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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드디어 길로 복귀다
너무 보고 싶었다 저 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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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Leon이 보인다
별로 멀어보이지도 않았는데 오후 전체를 헤매다 보내버렸다



꽤나 시간을 허비했기에 속도를 내서 걷기 시작했다.
비는 어느덧 그치고 해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배도 고프고 해서 잠시 앉아서 Yop(요플레에서 나온 드링킹 요구르트를 마시고 있는데)
어디선가
'키이이이이이임~'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엉? 뭐지?

하고 돌아보니 나 이상으로 놀란 표정을 한 Joseph와 Christine이 언덕을 올라오고 있다.
'너 아까 출발했는데 왜 여기있는거야?'


인연이라는 것은 분명히 있다.

만나려해도 만나지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벗어나려해도 계속해서 만나지는 사람이 있다.
정말로.
이 날, 나는 나에게 주어진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기로 결심했다.
혼자 걷는다던가 하는 겉멋 든 행동 따위 하지 않겠다고,
주어진 여건과 상황, 그리고 만남을 기꺼이 따르겠다고.
운명까지는 모르겠지만 거대한 흐름이랄까 움직임이라는 것은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기로.
항상 벗어나려고 바둥거리기만 했던 나의 인생도 조금은 더 편하게 바라볼 것을 나 자신에게 약속했다.

이 나름 힘들었던 여행을 통해서 내가 가장 큰 깨달음을 얻은 날이었다.

그리고, 이 둘과 함께 나는 Santiago de Compostella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함께 한다.



우리는 함께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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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성당이었을텐데
이제는 새들에게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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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 버려져있던 트럭


다음 Albergue가 있는 마을까지 가지 않고 중간의 Hostal에서 묵기로 했다.
굉장히 멋진 동상과 십자가를 보유한 성당이 있는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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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함께 걷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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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de Santiago #7: to Leon

어느덧 Leon까지 왔다.
반을 조금 넘긴 듯. 기분상으로는 2/3 가까이 온 듯 하다.

처음 출발할 때와는 완연하게 다른 날씨와 자연이 계속 된다.
Leon 지방을 지나면 Galicia 지역으로 접어들게 되는데 그러면 일정은 끝이 난다.
언제나 도착할 수 있을까 했었는데
조금씩 조금씩 이동한 거리가 벌써 이 정도로 쌓였다니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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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잡고 걷는 ChristineJoseph
길에서 우연히 만나서 커플이 된 두 사람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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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의 모습을 형상화한 모델
도시가 기억이 나진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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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가 보면 가끔 이런 비석들이 보인다.
Camino를 걷다가 길 위에서 죽은 자들을 위한 곳이라고 한다.

너무 힘들고 지쳐서 죽을 각오를 하고 걸어야 할 만큼 이 길이 험하고 고통스럽다기 보다
(이전에는 그랬을 가능성도 있지만)
걷다가 길 위에서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보내고 싶어서 걷다가 죽은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런 이야기를 몇 번 들었다.

나보다 조금 뒤에 걷던 어떤 이 역시 길 위에서 죽었다고 했다.
암에 걸려서 남은 날이 한달도 채 남지 않았던 어떤 분.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길 위에서 맞이하고 싶어서 이 길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나와 함게 길을 걷던
Christine이 이야기해주었다. 그로부터 4일 후에 길 위에서 편안한 표정으로 죽었다는 소식과 함께...

또 다른 일본 노부부의 이야기.
사고로 인해 맹인이 된 이 노인을 이끌고 아내가 700km 전구간을 손을 잡고 함께 걸었다고 했다.
그 노인의 비석도 어딘가에 있다고 했는데...

나 역시도 가능하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침실이 아닌 어느 곳에서 나의 최후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바다가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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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해가 길을 조금씩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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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가 만난 스위스 학생들과 선생
특별 활동의 하나로 이 길을 걷고 있다고 했다

학생들과 함께 길안내를 돕는 화살표를 만들고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다양함을 수용하는 교육을 받는 그들이 조금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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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앉아서 쉬는 중
발에 있는 물집들이 많이 아물었다.

물집이 커질 때 제일 확실한 방법
단순히 살을 째고 진물을 짜내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을 경우에는
바늘과 실을 소독한 후 (라이터로 적당히 달구어주면 된다)
바늘에 실을 꿰고 실에 약을 좀 묻힌 후
바늘로 물집을 통과해서 실을 묶는다. (실이 빠지지 않게)
꼬매져 있는 실을 통해서 진물이 계속해서 빠져나가게 되어서
물집이 더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 어떤 다른 방법보다도 효과가 확실하니 반드시 활용할 것.
(어느 브라질 친구가 알려줬는데 정말 효과 만점. 이미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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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silla de las Mulas의 Alber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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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저녁과 와인을 먹으며 축구를 보는 중.
(월드컵 예선전이었는데 어디 경기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내 뒤쪽의 아주머니가 Christine, 그 앞 아저씨가 Joseph.
이 둘과는 정말 굉장한 인연을 가지게 된다.

오른쪽의 두 친구는 독일친구들. Leon에서 독일로 돌아간다고 했다. 잘 지내고들 있을라나?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독일이 개판 칠 것 같다고 걱정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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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고 있다.
Leon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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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 있는 조각상 옆에서
온몸으로 순례자의 고난을 연기하는 중...

이 곳에서 스페인 전통식을 먹었는데
도가니, 순대와 굉장히 비슷한 음식이었다

역시 스페인 녀석들은 맛난 것을 안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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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제법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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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를 알 수 없던 괴상한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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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n 초입의 어느 운동장 입구에서
고생한 흔적이 조금은 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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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n 초입구에 붙어있던 포스터들
도시의 냄새가 조금씩 나기 시작한다




Leon은 Burgos와 더불어 Camino de Fraces에 있는 큰 도시 중 하나.
Leon 성당이 꽤 유명해서 순례자만이 아니라 관광객도 제법 있는 도시.

그리고 이 곳에서 나는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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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de Santiago #6: fever struck

La Rioja 지역에서 Burgos 지역으로 들어서면서,

밀밭의 흔적만 조금씩 내보이던 흙밭이 어느덧
나무와 물길이 흐르는 숲으로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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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제법 사람이 살만한 동네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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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앉아서 낮잠을 청한다.
꽤나 편한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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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도 있고 눈도 조금은 더 즐거운 길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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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가 걸려버렸다.
다음날인가 아침부터 으슬으슬하더니
오한이 온몸을 뒤감더라.

걷고 있는데도 온몸은 덜덜덜 떨리고,
힘도 없고,
나름 해열제를 먹었는데도 잠시의 효과뿐
곧 딱딱딱 부딪히는 이빨.



잠시 고민을 하다가 일정을 짧게 끝내기로 한다. 오늘은 딱 17km만 걸을 계획.
Carrion de los Condes까지만 가기로 결정.
숙소도 모처럼 Albergue가 아닌 Hostal (우리의 여관쯤 되겠다)에서 하루 독방을 쓰기로 했다.
내일 출발하려면 체력을 좀 비축해둘 필요가 있으니.
시골 지방의 Hostal은 별로 비싸지 않다.
1인에 20유로 정도 한 듯. 방에는 샤워실, TV도 포함. 꽤 나쁘지 않다.
숙소 근처에 수퍼마켓도 하나 있고.

이전에 잠시 얘기했지만 사실 꼭 Albergue를 써야 할 이유는 없다.
저녁에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비용면에서 이득이 있긴 하지만,
간혹은 자신에게 호스탈 독방이라는 선물을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
가격도 그다지 비싸지 않고. (영국 등 유럽 비싼 동네의 Youth Hostel보다 아마 싸게 먹힐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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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풀고 잠시 자다가 오후 5시 경에 밖에 나왔더니 아이들이 신나게 놀고 있다.

게다가 나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란.
역시나 애들과 동물은 동양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재확인.

하기사, 얘네들 입장에서는 얼굴이 노란 남자애가 멀뚱멀뚱 동네 한가운데서 밍기적거리는 모습은 처음이겠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막 걸길래,
'음 그런거로군. 니들 생활도 즐거워보이는군'이라는 표정을 지어주면서
전혀 알아듣지 못함을 교묘하게 웃음으로 뭉개고 있었다.

애들 노는 모습이 즐거워 보였다.



하루를 푹 쉬고 나니,
몸 상태가 조금 나아졌다.

적당히 짐을 꾸리고 아침을 비교적 든든하게 먹고
(오렌지 주스를 두 잔을 마셨다. 꽤나 좋은 것은 상당수의 Bar에서 바로 짠 오렌지 주스를 판다는 것. 가격도 상당히 저렴하다. 오렌지를 2갠가 통째로 짜낸 주스가 1.5유로 정도 한 듯. 비타민 보충을 위해 두 잔을 마셨다.)
출발.

한 참을 걷다보니, 또 한 무더기의 국민학교 어린아이들이 지나가고 있다.

나를 보더니 100여명 되는 아햏덜이 치노, 치노 (중국사람이란 얘기)라고 외치면서 지나간다.
약간은 당황해하는 인솔하는 선생님.
나도 적당히 씨익 웃어주면서 손을 흔들어주었다.
'노 치노, 코레아노'라고 외치면서...
뭐 여전히 전혀 못 알아듣고 치노하면서 지나가더라...


그리고, 그 이후로 이어진 길은
걸으면서 가장 멋있었던 길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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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본 달팽이...
꿈틀 꿈틀 조금씩 조금씩
나 역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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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디

고향이 힘들어서 고향을 버리고 독일로 망명한 팔레스타인인
본인은 본인이 나자렛 출신이라고 얘기한다

독일에 캠퍼밴을 하나 사서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있던 청년

세상에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모습으로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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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과 하늘, 들판과 마을이 너무나도 환상적이었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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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너무나도 낮게 땅에 깔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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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ergue에서 만난 개.
역시나 전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북실 북실 북실...헥헥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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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de Santiago #5: to Castrojeriz

Burgos를 벗어나서 계속 걷는다.

주변의 느낌이 조금씩 변하는 것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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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앉아서 쉰다.
제법 상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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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trojer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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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trojeriz의 Albergue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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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ergue 내부
꽤나 멋졌던 곳.


오늘 가는 마을은 Castrojeriz.
마을 가운데에 언덕이 있다.
그 언덕에 두 개의 Albergue가 존재. (가끔 마을에 둘 이상의 Albergue가 있는 경우가 있다. 큰 마을이야 당연히 그럴 수 있지만 이 마을은 꽤나 작은 마을인데도 두 개가 있더라.) 그 중 괜히 마음에 땡기는 곳으로 들어갔다. 주인은 영어를 꽤나 잘하는 젊은이. 폐가를 개조한 것 같은 곳이다. 휴식공간이나 벽에 걸려 있는 그림들에서 주인의 독특한 감각이 느껴진다.
묵었던 Albergue 중 기억에 남는 곳들이 몇 군데 있다. Castrojeriz의 숙소 역시 그 곳들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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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위에 붙어 있는 것은 세계 각국의 지폐들. 이곳을 지나간 순례자들이 주고 간 것들이라고 했다.
나 역시 천원 한장을 주인에게 줬다.
주인은 답례로 자그마한 기념품을 줬다.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물물 교환.


저녁을 Albergue 바로 옆에 있는 식당에서 먹는다.
어쩌다 보니 마을 사람 한 명과 Albergue의 주인과 같이 앉아서 먹게 되었다.

이 마을의 명물인 meat beat을 와인 한 잔과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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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부러져 있는 개. 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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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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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지키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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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넘. 포즈 변신.


걷다 보면 개와 고양이를 굉장히 자주 보게 된다.
이 곳의 개와 고양이는 별로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귀찮게 구는 사람이 없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Galicia 지방의 개와 고양이는 낯을 좀 더 가리는 듯 했다. 지역의 분위기와 느낌을 많이 따라가는 것일까? 아니면 나 혼자 멋대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지도...)

아무튼 이전에 이야기했다시피,
동양남자를 좋아하는 몇 안되는 계층 중 하나다. 나 역시도 동물을 좋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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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에서 본 Castrojeriz


길은 계속 된다.
언덕에서 지나온 마을을 돌아다본다. 꽤 왔군. 오늘은 어떤 길이 날 기다리고 있을지...
몸이 조금 으슬으슬한것이 상태가 그다지 좋진 않다. 괜찮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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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de Santiago #4: Burg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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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많이 남았다. 쩝...


지독한 하루를 마치고 난 후의 아침은
그 어느 때보다도 깨끗한 공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길은 여전히 군대 군대 젖어 있지만 상당히 상쾌한 기분.
Bar의 주인에게 키를 돌려주고 빵 하나와 Cafe con Leche (카페라떼 큰 사이즈 되시겠다)를 사서 먹었다.
3유로쯤 했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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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은 여전히 축축해도 어쩌랴, 출발할 수 밖에.
조금 걷다보니 조금씩 발길을 옮기고 있는 순례자들이 보인다.

이 사람들은 대체 어디 있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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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 굉장히 많이 보이는 풀.
이게 꽤 유명한 식물이었는데 (다들 알지만 막상 생김새는 모르는, 들으면 아 그거~ 하는)
뭔지 기억이 안난다.
아는 분 알려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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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우연히 만난 고양이.
고양이와 개가 상당히 많다.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음...사실 정확히 말하면 동양남자를 좋아하는 두 종류의 생명체 중 하나.
또 다른 하나는 어린 아이들.

어린아이와 동물을 제외하고는 동양 남자를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
6개 인종(백인남녀, 흑인남녀, 동양남녀)중에서 최하위의 인기도를 자랑한다. 동양남자는...으하하핫...-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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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던 들판의 축구장.
이런 곳에서 공을 차니 다들 축구를 그리 잘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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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길에는 물기가 조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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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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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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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한 번씩 찍어보는 그림자 셀카.
확실히 포켓에 카메라를 넣고 다니니까 편하다.




BURG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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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Burgos로 들어왔다.
이 곳은 완전히 도시다.

솔직히,
간만에 도시를 만나니까 좋다.
한적한 자연의 길을 걷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일주일동안 같은 풍경을 계속 보면서 걸었더니 심심했다.

도시의 호들갑스러움이 주는 자극이 오히려 재밌다.
조금은 촌스럽고 조금은 어색한 지방 도시이지만.

걷다가 괜히 전자가게를 들어가서 어슬렁 어슬렁 둘러봤다.

일주일만인데도 왠지 낯설다.

한동안을 문명과 떨어져있었던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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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통과해 Burgos 성당으로 향하는 길


도시이긴 도시다. Mall도 있고.
Mall에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우체국에 가서 Canon 350d와 책 몇 개를 Santiago로 보냈다.
가격이 15유로 정도 나왔던것 같은데 기억이 영~
과연 잘 도착할지, 도착해서 잘 보관이 될 지 조금 걱정이 되긴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찍어놓은 사진들이 있는 메모리 카드는 가방에 그대로 보관.




Camino de Frances에 있어서 가장 큰 도시 중 하나인 Burgos는 순례자만이 아니라 관광객도 제법 많은 도시.

Burgos 성당이 꽤나 유명하다.
입장료가 있다. 심지어 순례자들도.
그래서 안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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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Burgos 성당.
동네의 자그마한 성당과는 규모가 다르다.


라는 것은 뻥이고, 사실 왜 안 들어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옆에서 보고 오~ 제법 큰 걸 하고 계속 걸었던 것 같다. 왠지.
성당을 싫어한다거나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음... 이 길을 걷는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종교적인 이유로 걷긴 하지만
상당수는 나처럼 그냥 걷는다.

길 위에서 걷다가 죽기 위해서,
추억으로 남기고 싶어서,
죽은 자에 대한 기억의 정리를 위해서,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서,
그냥 걷고 싶어서,

백 명의 순례자에게 백 가지의 이유가 존재한다.



나의 경우 종교가 없는 사람이지만, 특별히 종교적인 건물에 대한 거부감도 없다.

여행을 다니면서 절을 보면 절에 들어가서 살짝 기도하고,
걷다가 마을의 자그마한 성당이 보이면 들어가서 살짝 기도하고 하는 식.

제대로 된 기도는 아니겠지만,
잠시 손을 모은채 주변사람들의 건강을 기원하고 내 자신에게 힘내라는 읖조림을 하는 것은
그것 그대로도
좋다고 생각한다.

잠시 마음을 달래고 주변사람을 그리워하는 시간에
장소, 종교가 뭐 중요하랴.


아무튼 Burgos의 성당은 들어가지 않았다. 왠지 꼭 들어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매력적이지 않았는지도.
마을 한 켠의 조그마한 성당이 주는 정겨움이 느껴지지 않는 거대함이 불편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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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오래된 건축물에는 항상 새집이 있다.
난 왠지 저 모습이 좋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어울려 사는 느낌이랄까?
똑같이 생긴 콘크리트 아파트 벽만 주구장창 이어져 있는 곳보다는 훨씬 생명의 냄새가 나서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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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을 지나서  Burgos를 빠져나가는 길.
이 곳에도 도심의 가운데에 강이 흐르는 공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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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는 노란색 십자가.
계절을 알리는 낙엽이 많이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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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gos를 빠져나가는 길에 본 빨래.
저런 식으로 밖에 걸려 있는 빨래를 자주 본 듯 하다.

안녕~


Burgos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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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de Santiago #3: The Longest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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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gos로 들어가기 바로 전 날,
걷기 시작한지 일주일이 막 지난 그 날은,
이 여행을 돌이켜볼때 가장 힘들었던 날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 기억은 아직도 꽤나 생생하게 머리 속에 남아 있다.


하루 종일 비가 왔고,
후배 녀석에게 빌려온 우비는 그 비를 완벽하게 흡수해서 온 몸을 적셔 주었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단 두 명의 여행객을 봤다.
그리고, 겨우 찾아갔던 숙소에는 단 한 명의 사람도 없었다. 나를 제외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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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이 유달리 힘들었던 이유는 중간 중간에 마을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에 출발해서부터 한동안 숲을 통과해야하는데 그 거리가 10키로 이상. 게다가 비까지 미친듯이 오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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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녀석이 빌려준 우비를 입고 걸었다.
문제는 이 우비가 제대로 된 우비라기보다는 윈드브레이커에 가까운 옷이었다는 것.
가방으로 인해 눌린 옷을 통해 온 몸이 젖었다.


담배도 젖고, 라이터도 젖고, 옷도 젖고, 마음도 젖고.
비를 피할 곳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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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10키로미터는 이런 길이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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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지나서 처음 도착했던 마을.
썰렁하기 짝이 없다.
심지어 Bar도 닫은 상태.
결국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출발해야 했다.


게다가 다음날 조금 일찍 Burgos에 도착해서 Burgos를 보겠다는 마음에 약간 무리해서
Burgos 직전에 있는 Cardenuela Riopico라는 마을까지 갔다.

가는 길은 그야말로 최악. 숲보다 심해서 길은 완전 진흙밭이다.

안그래도 체력적으로 바닥이 나기 직전인 오후 5시에,
도중에 한 번 갈아 입은 옷은 다시 홀랑 젖어서 마찬가지로 물을 흠뻑 먹은 가방과 함께 등에 무게를 더하는데
길은 미끄럽고 푹푹 빠지는 진흙 길이다.
게다가 오후 내내 옷을 갈아 입었던 어느 바의 여주인을 제외하고는 단 한명의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과연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 슬슬 겁이 난다. 숙소를 못 잡으면 밖에서 잘 수 있는 날씨도 아닌데.


겨우 겨우 도착한 마을은 정말 작다.
마을의 한 쪽 끝에서 마을의 반대편 끝이 보인다.
Albergue라고 생각되는 곳을 찾아갔다.
문이 잠겨있다.
주변은 고요하기 짝이 없다. 비가 땅을 때리는 소리만 들릴 뿐.
걸어다니는 사람도 없고.
마을의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인 Bar에 가본다.
Bar 역시 잠겨 있다.
난감하다.
정말로.

15번만에 켜진 라이터로 간신히 담배를 붙이고 한 대 입에 문다.
물에 젖어 잘 빨리지가 않는다.
담배 맛을 알 수 없다.
다시 한 번 바에 가 본다. 여전히 잠겨 있다.

다시 한 번 고민을 해본다. 다행히 비는 좀 멎은 상태. Burgos까지는 10키로 이상 남은 듯 한데 (사실 잘 못 생각하고 있었다. Burgos는 꽤 큰 도시라. 도심까지는 10키로 이상. 외각까지는 4~5키로 정도. 외각에 가서 모텔에 방을 잡는 것도 고려해볼만했는데 이 때는 그럴 여유까지는 없었다.) 몸도 으슬으슬하고 지금 상태에서 도저히 더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다.

마지막으로 찾아간바. 드디어 열었다. 주인에게 Albergue? 라고 물어보니 키를 하나 내준다. 보니까 바의 주인이 알베르게 관리자까지 겸임하고 있었던 것. 키를 받고 문을 연다. 방에는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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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을 벗어서 창가에 둔다. 내일까지도 전혀 마르지 않을것 같은데 걱정이다.
신발은 이 날 하루의 끔찍했던 길의 흔적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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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겨 있던 문.
한동안 서성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완전 혼자 잤다. 제법 무서웠다. 빛도 없고, 사람도 없고, 간간히 물 떨어지는 소리만 들리던 그런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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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뜬다.
비는 그치고 깨끗한 하늘이 찬 공기와 함께 또 하루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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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출발.
정말 어제는 힘들었다.

신발은 여전히 축축하다. 옷도. 몸도. 마음도.



PS. 자세히 본 사람이라면 사진의 질감, 느낌이 두 종류가 있다는 것을 눈치챘을지도.
이전에 잠시 밝혔다시피 가지고 갔던 Canon 350D를 한 번 떨어뜨린 후, 이 넘을 어떻게 할까 고민했었다.

여기서 순례자의 길을 걷는 사람들을 위한 팁 하나.
순례자를 위해서 Santiago de Compostella의 우체국에서는 순례자의 물건을 한 달(세 달일지도. 확인해보시길. 기억이 정확하게 나지 않는다.) 가량 맡아준다. 도중에 짐이 너무 무겁거나 많다고 생각하면 마을의 우체국에서 소포로 짐만 미리 Santiago로 보내 놓을 수 있다는 이야기. 국내 우편물이어서 가격도 그다지 비싸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맡아주는 비용은 별도로 없었고.

SLR 카메라의 경우 무게도 무게이지만 덩치 때문에 항상 손에 들고 다니기도 불편하고 - 꽤 작았음에도 불구하고 - 찍기도 너무 불편했다.
사진을 찍으려면
1. 가방을 내려놓고,
2. 사진기를 꺼내서,
3. 찍고,
4. 다시 가방에 넣고,
5. 가방을 맨 후 출발.
이로 인해 스냅샷 촬영은 거의 불가.
게다가 밧데리 문제와 메모리 용량의 문제도 있어서 결국 작은 필름 카메라를 하나 샀다.
Sto. Domingo de la Calzada의 자그마한 카메라 가게에서.
정체는 알 수 없지만 일단 독일제 Rollei Giro 90 이라는 녀석. (자세한 소개는 나중에)

Burgos에서 소포로 짐을 보낸 후에는 (책 두권과 카메라 등) 이 녀석을 포켓에 넣고 다니면서 틈틈히 찍었다.
결론 - 걸을 때에는 '난 정말 무거운 것을 원해. 이왕 할 거 열심히 고생해줘야지.'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상 포켓에 넣고 다닐 수 있는 똑딱이 카메라를 가지고 갈 것. 특히나 필름 카메라는 밧데리와 필름을 지속적으로 보충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의 매력이 분명히 있음을 기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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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de Santiago #2: 걷기에 익숙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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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처음 3일은 정말 힘들더니
일주일쯤 되니까 몸도 적응을 해가는 것 같다.

여전히 발에는 거대한 물집이 잡혀 있지만 이제는 걷기를 마치고 Albergue에 방을 잡고 난 후,
발을 째고 소독을 하는 행동이 굉장히 일상적인 하루의 일과가 되어버렸다.

음식도 즐겁게 먹기 시작했고.

정말 비참하고 가난하게 순례자처럼 걷고자 하는 마음이 아니라면
이 길 꽤나 편하게 다닐 수 있다.

꼭 Albergue에서 자야할 필요도 없고,
항상 밥을 만들어 먹을 이유도 전혀 없고,
그렇다고 낮에 수퍼마켓에 들려서 산 말라 비틀어진 빵을 눈물과 함께 억지로 목에 밀어넣을 필요는 더더욱 없다. (물론 가끔은 어쩔 수 없이 그리하는 경우가 발생하긴 하지만)

EU로 통합되면서 스페인의 물가 역시 많이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타유럽 지역 (그리고 이제는 서울)에 비하면 상당히 저렴한 수준이다.

아침은 보통 마을의 바에서 빵 한 조각과 커피 한 잔.
커피는 든든하게 Cafe Con Leche Grande (Cafe Latte Grand Size) - 약 1.2 유로.
그리고 빵 한 조각. 대략 1.5 유로 정도 했던 듯.

중간 중간에 Agua Potable (Drinkable Water, 마실 수 있는 물)을 제공하는 Fuente (Fountain)가 마을마다 있기 때문에 물 걱정은 별로 없고 - 그냥 1리터 정도 되는 페트병을 들고 다니면서 틈틈히 물을 채우고 마시면 되니까. 가끔 지겹거나 힘들면 마을의 바에 들어가서 콜라를 마시거나 커피를 한 잔 마신다. 이 때에는 Cafe Solo (그냥 커피. 에스프레소가 되겠다.)를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 보통 1유로. 게다가 커피 맛도 상당히 괜찮다. 이태리보다는 조금 못하지만 프랑스보다는 확실히 괜찮은 커피. 게다가 가격도 싸고.

스페인 역시 정열적인 국가라 그런지 커피를 진하게 마시고 담배는 독한 담배를 핀다. 우리나라에서 파는 Marlboro Medium이 이 곳에서는 Marlboro Light. 1미리 담배는 전혀 볼 수 없고 그나마 순한 녀석들이 대략 5mg 정도 되는 것들. 그래도 유럽 치고는 담배 가격이 상대적으로 굉장히 싸다. 2.5 유로 정도 했던 듯. 바에 보통 담배 자판기가 있다.

점심은 샌드위치를 먹거나 또띠야(계란과 감자를 넣은 스페인식 오믈렛)를 먹거나 아니면 수퍼에서 간단히 이것 저것 사서 먹거나 하고.

걷는 길 모든 곳이 피크닉 장소이자 쉴 수 있는 장소라 (게다가 가끔 등장하는 고양이와 개 빼고는 귀찮게 구는 사람도 없고) 털썩 앉아서 쉬거나 마을 언저리에서 다른 순례자들과 함께 수다를 떨면서 먹거나.

저녁은 보통 알베르게 근처에 있는 마을의 바나 식당에서 먹게 된다. (가끔 알베르게에서 요리하는 사람들의 음식을 얻어먹는 경우도 있지만. 안타까웠던 점은 이미 한국을 떠난지 4주가 넘는 시점이어서 라면 따위의 간단한 음식을 전혀 챙겨가지 못했던 것. 내가 남들에게 무엇인가를 만들어줄 기회는 끝까지 갖지 못했다. 미안하게도.)
순례자를 위한 저녁 식사 세트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가격은 대략 8~11유로 정도. 음식은 정말 괜찮다. 샐러드에 메인 디쉬 하나 - 포크 스테이크와 감자, 쵸리조(스페인식 소세지라고 해야하나?)와 계란프라이 및 기타 등등, 또는 마을의 특산물, 그리고 와인과 디저트.

스페인을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맛있는 음식과 저렴한 커피 및 와인 가격이었다. 와인은 Vino라고 하는데 보통 Vino Tinto(Red Wine)을 먹게 되고 지방에서 생산된 그 해의 와인일 경우에는 한 잔에 1유로 밖에 하지 않는다. 맛이야 좀 아쉬움이 남지만 가볍게 저녁과 함께 먹기에는 전혀 아쉬움이 없는 수준.

많이 걷고, 많이 먹고, 많이 자고. 걷는 행위에만 전념할 수 있게 만들어진 길이다. 익숙해지면.


워낙 잘 먹었기 때문에,
실제로 하루에 30키로 가량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800키로미터의 전 일정을 완주하고 난 후에 의외로 살은 4~5 kg 정도 밖에 빠지지 않았다. 대신 몸에 군살은 하나도 남지 않았지. 정말 인생에서 가장 건강하다고 생각했던 순간이었다. (그 후 불과 6개월만에 원래의 몸으로 복귀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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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십자가를 끼워놓았던 어느 철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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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프랑스인 주인 아저씨가 있었던 Navarette의 Alber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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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의 상징 조개껍질 무늬.
저 표지와 노란색 화살표를 끊임없이 따라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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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ofra의 Albergue
새로 지어진 Albergue여서 굉장히 시설이 좋았다.
깨끗하고 2인 1실.
내 짐이 널부러져 있다 - 팬티 2~3개, 티셔츠 2~3개, 작은 침낭 하나, 후드티, 양말 2~3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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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ofra의 폐가
Camino de Santiago가 망해가는 지방 마을에 큰 경제적인 혜택을 가져다 준다고 했다.
한동안 어렵던 스페인의 경제 역시 EU 통합 이후 많이 좋아지고 있고
안타까운 것은 길과 마을의 곳곳마다 건설현장이 계속 눈에 띄었다는 것.
10년 후면 이런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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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 마을을 구경중인 두 명의 순례자.
외쪽 여성은 남미에서 온 여성인데 마지막에 Fisterra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그리고 살이 엄청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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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마다 Coca Cola의 자판기와 간판이 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Coca Cola가 Camino를 협찬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인지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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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자욱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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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짐.
Montjardin 물병 (정말 잘 썼다. 깨지기 전까지 한 20일은 나와 함께 한 듯.)
마후라 하나 (낮과 밤 일교차가 제법 크다. 아침에는 제법 쌀쌀.)
그리고 대충 끼워넣은 후드 티. 추우면 입고 더우면 벗고.
저 가방은 출발 전 날 Valencia에서 80유로인가 주고 산 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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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와 구름 사이로 빛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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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제임스. 이 길을 두 번째 걷는 중.
걷다 보면 이런 저런 사람들이 생각나곤 한다.
앉아서 엽서도 쓰고, 일기도 쓰고.
우체국은 Correos라고 하는데 (노란색) 지방의 마을에는 잘 없고
우표를 동네 Tabaco 가게에서 사서 가지고 다니다나 우체통이 보이면 넣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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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똑같이 이어지는 길이지만 가끔 등장하는 멋진 장면이 나에게 힘을 준다.
안타까운 것은 저 정도 떨어진 거리가 도무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
눈에 보이기는 하는데 한참 걸어도 전혀 다가오지 않는 그 느낌 - 걸어본 사람들은 이해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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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ecilla del Camino의 Albergue,
드디어 Logrono 지역을 지나서 Burgos 지역으로 들어왔다.
하루를 마친 후 신발을 내어서 말리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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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집은 여전하다. 조금 익숙해지긴 했지만.

하루의 마무리는,
1. 짐을 풀고,
2. 샤워를 한 후,
3. 발을 째고 소독을 한 후,
4. 어깨 등에 근육통 이완제를 바르고,
(초기에 함께 걷던 이태리 친구 안드레아가 효과가 있다고 소개해줬다.
보통 지방 마을에서는 약국이 병원 역할을 하는데 손짓 발짓으로 설명했더니 뭔가를 주더라)
5. 일기를 쓰고 하루를 정리하고,
6.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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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llafranca Montes de Oca의 Albergue.
작은 마을이어서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었다.
거대한 침실에 사람은 대략 5명 정도?
그래도 재미있었던 것은 멤버들의 다양함.
스페인 사람 2명, 아일랜드 청년 1명, 노르웨이 처녀 1명, 영국 아줌마 1명, 그리고 한국넘 1명.
게다가 이 때 마침 2006년 월드컵 예선전이 한창일 때였다.
이 날 아일랜드 청년은 아일랜드의 탈락 소식을 듣고 한동안 우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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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llafranca Montes de Oca의 여러 모습


일주일 정도 지난 시점에 도착한 마을은 Villafranca Montes de Oca라는 작은 마을. 이 곳에서 나는 Camino를 통해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인 인연의 첫 단추를 시작한다. 그 당시에는 전혀 몰랐지만...



2008/01/22 - [gollerying AROUND] - Camino de Santiago #1
2008/01/18 - [gollerying AROUND] - Camino de Santiago - the begin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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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de Santiago #1

재작년 말인가 Camino de Santiago에 대한 글을 잠시 쓰다가 만 적이 있다.

처음에는 꽤나 거창한 포부(?)를 가지고,
매일 매일 이동한 거리, 비용, 느낌, 그리고 사진들을 엮어서
제대로 된 일정을 가진 여행기를 쓰려고 시작했었다가 실패했다.
(하다가 포기했다는 얘기)

일찍 일찍 정리하지 않은 게으름이 일차적인 이유이겠지만,
그 이외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색되어 버린 그 순간의 느낌,
정확하지 않은 기록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순서대로 정리되지 못한 사진들이 문제였다.
요즘처럼 GPS를 들고 다녔던 것도 아니고,
처음에 들고 다녔던 DSLR 역시 한 번의 사고와 무게 때문에 포기하고,
중간 시점부터는 필름 카메라를 들고 다녔다.
10롤이 넘게 인화한 사진들을 나중에 분류하려니 부분적으로 헤깔리는 부분이 발생한거다.
그렇다고 적당히 타협하고 진행하고 싶지는 않은 마음에 고민하다 보니 그냥 질려서 포기한 것.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쉽게 시작하려고 한다.
생각나는 대로 조금씩, 조금씩 정리하는 방식으로.
구체적인 정보는 부족하겠지만,
사진과 느낌으로 대신하는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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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de Santiago (이하 Camino)에는 크다고 얘기할 수 있는 도시가 5개 정도 있다.
그래봐야 지방의 중소 도시이긴 하지만 나름 역도 있고, 차도 있고, 쇼핑몰도 있고,
도시를 걸어서 통과하는 데에 반나절은 잡아 먹는 그런 곳.
Pamplona, Logrono, Burgos, Leon, 그리고 최종 목적지인 Santiago de Compostella.

이를 기준으로 적당히 잘라서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Pamplona는 처음에 출발했던 도시. Roncesvalles까지 버스를 타고 들어가기가 귀찮아서 Pamplona에서 시작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했다.


2005년 10월 5일 Barcelona에서 기차를 타고 출발. 6시간 정도 걸린다.

처음 도착해서 굉장히 고생했다.
Pamplona가 큰 도시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었고,
역에 도착하면 Information Center 정도는 있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왠걸 이게 굉장히 큰 도시인거다.
물론, Information Center도 보이지도 않고. (후에 알게 된 것이지만 발견했어도 닫혀 있었을거다. 열려 있는 Information Center를 본 기억이 거의 없다.)
말은 한 마디도 통하지 않지,
Albergue (순례자를 위한 숙소)는 전혀 보이지 않지,
게다가 만만하게 생각했던 등의 짐은 제법 무겁지,
정말 난감했다.

일단 걷기 시작했다.
아는 유일한 스페인 문장 '돈데 에스 알베르게? (알베르게가 어디 있죠?)' 만 읊으면서.

게다가 2일만에 준비를 하고 와서
숙소가 있는 도시, 이동 거리등 Camino de Santiago에 대한 기본정도가 전혀 없는 상태였다.
책방도 보이지 않고, 날은 조금씩 어두워지고 있고.

저멀리 보니 조금 높은 곳이 보여서 그 곳을 향해서 걷기 시작했다.
향후 알게 된 것이지만, 스페인에 있는 상당수의 도시는 구시가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구시가지는 유지한 채 신규 건물들은 구시가지를 중심으로 외각에 건설하는 형태.
Pamplona도 마찬가지어서 역은 신시가지에 있었던 것. 물론 Albergue는 구시가지에 위치.
제대로 찾아간 것이지.
구불구불 이어지는 골목길의 조그마한 동네 구멍 가게에서 영어로 되어 있는 유일한 지도를 하나 사고,
여행시 즐겨먹는 마시는 요구르트 (Yop, 왠지 몸에 좋을 것 같고 배도 든든하고 해서 끼니 대신으로 자주 먹는다)를 한 병 샀다. 그리고 주인의 안내를 따라 가니 드디어 Albergue 등장. 들어가서 드디어 순례자의 증표인 Credential을 만들고 짐을 풀었다. 기념으로 순례자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조개 껍데기도 하나 구매.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순례자 한 명이 다가온다. 이 사람은 밖에서 그냥 침낭을 깔고 잘 생각이라고 한다. 오... 이런 사람도 있구나.

거대한 유스 호스텔 같다. 사람도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고. 시즌이 아니라서 그런가? 주변에서 웅성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잠이 들었다.

아침 7시가 되니 잠을 깨운다. 주변에 사람이 제법 많다. 대체 어디서 나타난 걸까?

그리고 첫날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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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는 대략 이렇게 생겼다.

첫 일주일은 제법 힘들었다.
우선 날씨. 10월초임에도 덥다. 특히 낮에는.  게다가 모든 다른 일처럼 초기에 너무 욕심이 앞섰다. 몸도 익숙하지 않고.
그리고 신발. 새로 산 신발이어서 발바닥에는 물집이 끊이질 않았다. 소독한 바늘로 물을 짜내도 계속 커지는 녀석들. 작은 물집 여러개가 합체해서 엄지손가락만한 놈으로 변신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제일 괴로운 물집은 발가락 사이에 생기는 물집. 은근한 통증이 수반되는데 별로 해결할 방법이 없다.

게다가 꽤 지루하다. 평소에는 넘실거리는 밀밭이 시각적인 즐거움이라도 주겠지만 10월의 들판은 아무 것도 없는 흙밭. 그것도 끝이 보이지 않게 이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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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이런 길이 계속 된다.

이 길의 매력은 계속해서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된다는 것. 처음에는 내가 제일 연장자일 줄 알았는데 왠걸 다들 나보다 한참 나이가 많다. 미국에서 3개월 준비하고 왔다는 70대 노부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출발한 독일/브라질 커플 (이 둘은 4년 전 이 길에서 만나서 결혼했다고 한다. 이 길을 마치고 나서 브라질에 가서 살 계획이라는.) 그리고 길을 걷다가 죽은 사람들을 추모하는 기념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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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묵었던 도시. 나의 경우 큰 도시보다는 작은 마을이 좋아서 주로 작은 마을까지 이동해서 머무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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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보통 8시쯤 출발한다. 더운 날씨를 피해 새벽에 출발해야하는 여름 시즌보다는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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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많이 들고 다닐 수가 없으니 아무래도 옷을 자주 빨아 입어야 한다.
문제는 생각보다 빨래가 잘 안 마른다는 것.
옷 몇 개는 가방에 주렁주렁 매달고 다닌 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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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고 발생.
이 때 가져갔던 카메라는 Canon 400d와 Sigma 18-200.
여행 다니기에 가장 편한 DSLR 조합. 무엇보다도 작고 가볍다.

그런데 가방을 풀고 잠시 쉬다가 다시 출발하는데
지퍼가 열리면서 카메라가 땅에 추락했다.
다행히 카메라는 멀쩡. 허나 렌즈 앞부분의 Filter가 찌그러지면서 깨져버렸다.
필터의 유리조각을 긁어내고 찌그러진 필터가 붙어있는 채로 사진을 찍었다.
그 렌즈는 지금도 집에 있다. 그 필터와 함께.

결국 이 카메라는 Burgos에 가서 우편으로 보내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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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rono까지 함께 걸었던 두 친구.
안드레아(오른쪽)와 Manuel(왼쪽)
이 친구들 덕분에 즐겁게 걸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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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ana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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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rono에서 헤어진 후 잠시 쉬기로 했다.
수퍼에서 산 깔창을 끼우니 그래도 조금 나아졌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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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grono를 벗어나는 곳의 호수.
앞에 놓인 것이 나의 가방.

옆에 있는 막대기는 개를 끌고 가던 프랑스 커플이 남는다면서 준 막대기.
여행의 끝까지 나에게 큰 도움이 되어 준 녀석이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런던 누군가의 집 구석에 쳐박혀서 내가 다시 찾아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신세가 되었지만.


일정상의 이유로 안드레아, 마뉴엘과 헤어진 뒤 다시 혼자 걷기 시작한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이니까. Logrono를 벗어나서 이제 Burgos를 향해서 걷기 시작한다. 산티아고까지 남은 거리는 약 500km 정도.


PS. 준비물 및 인연에 대해서는 후에 따로 쓸 생각. 관심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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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de Santiago - the beginning

최근에 TV에서 Camino de Santiago에 대한 이야기를 봤는데 (관련글보기),
이 길이 나름 꽤 회자되고 있는 모양이다.

어제 모처럼 '6년째 연애중'이라는 영화 시사회를 갔는데,
그 영화 속에서도 이 길이 꽤나 의미 심장한 길로 이야기되고 있더라고.

안 그래도, 개인적인 히스토리를 정리할 일이 있어서 이것 저것 보는 와중에
이 길에 대해서 2년이 지난 이 시점까지도 제대로 정리를 못한 듯 해서 한 번 마음잡고 해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기회에 한 번 시작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1. the beginning

일단, 난 이 길을 걸었다. 2년전. 30일동안. 800km를.
정확하게는 Camino de Santiago와 Camino de Fisterra를 걸은 거지만.

10분만에 결정을 내리고, 하루만에 준비를 하고 출발했다.


2005년 가을 3년반동안 멀쩡하게 다니던 회사를 그만 뒀다. 왠지 그래야할것 같아서.
여행을 떠났다. 유럽으로. 영국의 친구녀석들도 보고 돌아다니기도 할려고.
영국에서 2주쯤 있다가, 니스로 날라서 마침 휴가를 온 회사 동료를 만난 후 바르셀로나로 갔다.
스페인이 왠지 궁금해서. 어린 시절 가긴 했다는데 머리 속에 기억이 전혀 없어서.



바르셀로나에서 1주일 정도 머무르다가 휴양지인 마요르카/메뇨르카(위의 지도에서 스페인 오른편에 보이는 섬들)로 이동하는 것이 원래 계획이었다.
친해진 민박집 아저씨에게 '짐 일주일만 맡아주실 수 있나요? 가볍게 섬에서 뒹굴다 올려구요'라고 물어본 것이 발단.
아저씨 왈 '어 걱정마. 한달동안 맡아준적도 있는데 뭐'
'한 달이요?'
'응. 그 혹시 알려나? Camino de Santiago라고 순례자의 길이 있는데 그거 걷고 온 사람이 있어'

'오 진짜요?'

10분, 아니 한 2분쯤 고민했던 거 같다.
해볼까? 지금 아니면 언제 하겠어. 나이도 그렇지만 이렇게 혼자 나올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는 없겠지?

그런데,
신발도, 배낭도, 제대로 된 옷도 없었다. 정보도 없었고.

마침 Valencia에 갈 일이 있었다.
민박집에 온 친구 중 하나가 개기일식을 관찰하러 스페인에 온 것.
바르셀로나보다 조금 남쪽인 발렌시아 지방에서 개기일식을 볼 수 있다고 함께 가자고 했다.

그리고, 개기일식을 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편광 필터가 제대로 없어서 선글라스에 편광필터 조각을 붙여서 겨우겨우 찍었던 사진.
정말 신기한 경험.
Sueca라는 Valencia에서 30여분 떨어진 완전 시골 깡촌 마을에서
프랑스인 2, 이태리인 2, 그리고 한국애 3이 바닷가에서 저 모습을 보며 감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걷기로 결심.

백화점에 가서 고어택스 트래킹 신발을 사고,
등산용 배낭을 사고, 옷을 몇 개 샀다. 대략 25만원쯤 들었을듯. 뭐 특별히 무지 비싼 걸 살 이유는 없었으니까.
시간도 없고.

그리고 Barcelona로 올라와서 하루를 쉰 후, 다음날 기차표를 끊고 Pamplona로 출발했다.




2. Camino de Santiago


Camino de Santiago는 Santiago로 가는 길이다. Santiago de Compostella라는 곳까지 이어진 길. 그리고 사실 이 길은 여러 갈래가 있는데 보통 얘기하는 Camino는 Camino de Frances를 얘기하는 것. 일반적으로,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경 근방에서 보통 출발하는데, France쪽에서 출발하는 경우에는 St. Jean Pied de Port라는 곳에서, 스페인에서 출발하는 경우에는 Roncesvalles라는 곳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대부분. 나의 경우에는 소떼 풀어놓고 달리기 축제로 유명한 Pamplona에서 출발했다. Roncesvalles에서 조금 떨어진 곳. Roncesvalles가 유명하긴 한데, 기차로 바로 연결이 되지 않고 Pamplona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역주해서 가는 것이 싫어서. 게다가 시간적으로도 조금 빠듯했고.

Camino de Fisterra는 Santiago de Compostella에서 약 100km를 더 걸어서 말그대로 바다까지 가는 거다. 땅끝마을까지. Fisterra(또는 Finisterra)가 Finis(끝) + Terra(육지)다. Santiago를 마치고 나서 버스를 타고 가는 경우도 많은데 나의 경우에는 걸었다. 나야 종교적인 목적이 아닌 걷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왠지 바다가 보이지 않으니까 끝까지 걸은 듯한 느낌이 안 들어서. 실제로 Santiago에 도착했을 때보다 Fisterra에 도착해서 0.00km를 보았을 때가 훨씬 뿌듯했고 감동적이었다.

Santiago에 도착하면 Camino de Santiago를 완주했음을 인정하는 증서를 주는데,
사실 이 증서를 받기 위한 조건은 생각보다 훨씬 쉽다.
자전거의 경우에는 마지막 200km를 자전거로 이동했음을,
걷는 경우에는 마지막 100km를 도보로 이동했음을 증명하기만 하면 된다.
이 100km 되는 지점이 Sarria 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실제 이 곳에서 출발하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는.

그러니 결국은 그냥 걷고 싶어서 걷는거다.

나처럼 하루 만에 훌떡 결정하고 온 사람은 드문 듯 하긴 했지만... ^^;;;

처음 걷는 사람, 중간에 돌아가는 사람, 중간부터 시작하는 사람, 몇 년에 걸쳐서 조금씩 걸어나가는 사람, 3개월을 준비해서 온 사람, 독일 집에서부터 출발한 사람, 프랑스에서 출발한 사람 등, 전세계의 모든 이들이 모여서 걷는다.

한 영국인이 나에게 한 말이 기억이 난다.
이 길을 두 번째 걷던 영국인이었는데, 그 사람은 이 길을 너무나 사랑하고 이 길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감동스럽고 고맙다는 거였다. 그 이유인즉슨,

세상에 여러 트래킹 코스가 있어. 티벳을 올라가는 길, 뉴질랜드의 밀포트 트래킹, 스코틀랜드의 하이랜드 등, 아름답고 멋진 트래킹 코스가 정말 많지. 근데, Camino 같은 길은 없어.
이 길처럼,

'초보자가 많고,
그 초보자들이 엄청 고생하고,
그럼에도 그 초보자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즐기는 길은 본 적이 없어.'

정말 그렇다. 나도 그랬고.




3.  Chan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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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de Santiago의 Credential

이 Credential이 있어야 순례자를 위한 저렴한 숙소인 Albergue에서 묵을 수 있다.
Albergue마다 도장을 찍어주는데 (식당 같은 곳에서 찍어주는 경우도 있다) 이 도장들이 지역마다, 그리고 장소마다 다르다. 자신이 이동한 길의 흔적도 되고. 마지막으로 이 흔적들이 있어야 Santiago에 도착했을 때
'너 잘 걸었구나. 축하해'를 인정하는 쯩을 받을 수 있다.



글쎄. 잊지 못할 기억을 남긴 것은 분명하다.
길을 끝낼 때에는, 나의 많은 것을 정리했고 새로운 나를 발견할 준비가 되었으니까.
많은 이들이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미친 듯이 힘들거나 (물론 제법 힘들다. 지나고 나니 별 것 아니지만)
끊임없이 자기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진 않는다. (그런 이들이 있을 지도 모르지)

걷는 도중에는 인생에 대한 고민보다는,
아 오늘 하루 무사히 걸을 수 있을까?
이 놈의 길은 대체 왜 이리 길어?
아 또 비다, 젠장
저 놈의 소들은 왜 길을 막고 있는 거야?
점심을 어찌 해결하지?
따위의 고민들을 훨씬 많이 하게 되지만,

순간 순간 깨닫게 되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끝나고 나면 뭔가 조금은 달라져 있고...


제일 크게 느낀 부분은 인연.
운명까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인연이라는 것이 확실히 있음은 이 여행을 통해서 깨달은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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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 때처럼 이 여행기도 이렇게 첫 걸음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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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4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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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감동이다'


꽤 오래전부터 Canon의 카메라를 써왔다.

처음 사용했던 Canon DSLR은 300D.
2004년 초에 사서 1년 반 넘게 잘 쓰다가 350D가 출시되면서 팔았다.
회사를 그만두면서 장기 해외 여행을 계획했었는데,
조금 더 작고 가벼운 모델을 원해서 350D를 구입했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사용하게 된 모델은 Canon의 중급기(?) 40D.

전세계 여러곳을 함께 다닌 350D는
(많이 다녔다. 영국, 아일랜드, 스페인, 모로코, 포르투갈, 이태리, 프랑스, 일본, 캄보디아 등을 함께 했으니)
물건을 험하게 막 쓰는 주인을 만나서
여러 곳이 깨지는 아픔과
내장이 뒤틀리는 고통을 이겨내며 나와 함께 해주었고
결국에는
올초부터 벼르던 호주, 뉴질랜드 여행을 앞두고
Canon의 신제품인 40D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40D를 구입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 몇 가지를 써보면,

1. 가격. 이 가격은 2004년 초 300D 구입 가격보다 싸다.
기술의 발전이 빠르다지만 정말 DSLR 가격 하락의 속도는 상당한 듯. 이 가격에 이 성능이라면 만족.

2. 렌즈. 이미 Canon Lens 군을 꽤나 가지고 있기 때문에 Canon을 벗어나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듯.

3. 중급기계에 대한 궁금증. 기계적 성능의 우수함이 꽤나 궁금했다.
Digic III라던가, AF, 측거점, 커진 액정, Live View, 조금은 큰 시야각 등의...

4. Lightroom. 혹자는 차라리 Software를 빼고 가격을 인하해주길 기대하던데 사실 나로서는 굉장히 끌리는 패키지였다.
어차피 Layer를 덕지 덕지 붙여서 사진을 색칠하고 그림칠할 것이 아닌 이상 사진 관리 프로그램으로
Adobe Lightroom 만한 프로그램이 없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Metadata를 통한 Raw File의 통합 관리 하나만으로도 이 프로그램은 정말 쓸모가 있다.

그래서 과감히 질렀고,
40D를 통해서 호주, 뉴질랜드에서 느끼고 본 감동의 순간들을 미흡하나마 가져올 수 있었다.




감동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게 해준 Canon 40D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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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Ten - Bye,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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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ra House,
Bye 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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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으로 돌아와서 어슬렁거리다가
결국 ipod를 질렀다.

이전에 사용하던 ipod 4세대 U2 Edition이 맛이 간 이후로 고민하던 차
과감히 ipod classic 160기가를 질러버렸다.
한국보다는 한 3~4만원 정도 싸게 산 듯.
(왜 ipod classic이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로 포스팅할 예정...일단은 용량이 커서라고 해두자...)

그리고 고민하다가,
Ferry를 타고 근방을 돌아보기로 했다.

어차피 One Day Travel Pass(정확한 이름은 기억이 안난다. 대충 이런 것. 하루 종일 다 타고 댕길 수 있는 그런 패스...15달란가 그랬다...)를 가지고 있으니 적당히 시간만 맞춰서 타면 되겠지 라고 생각했다.
오전부터 하루 종일 바다와 물로 범벅되는 일정. 아주 좋다... 돈도 거의 들지 않고...
실제로 나쁘지 않은 초이스였다.

정말 느긋하고 여유있게 살고 있더라.
(아니면 정말로 느긋하고 여유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집안이 열라 좋거나, 돈이 많거나 따위의)
꽤나 멋지고 부러운 모습들이었다.

뭐랄까,
대륙에 우리나라 1/4밖에 안되는 인구가 살고 있어서 그런걸까?
아니면 영, 미를 이끌고 있는 앵글로 색슨계의 나름 합리적인 관리 체계 및 문화 탓인걸까?
왠지 조금은 다들 더 삶을 즐기고 있는 듯 했다. 스트레스도 덜 받는 것 같고.
하기사, 관광객이야 어차피 겉모습만 살짝 핥고 가는 것이니 실제 생활이 어떤지는
내 편의대로 입맛에 맞게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


그리고 갑자기 들었던 생각 하나.
한국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 항상 나오는 얘기가,
3면이 바다다, 물이 좋다 등의 이야기인데...

그걸 감안하면,
정말이지 이렇게 물에서 노는 문화가 없고, 놀기 힘든 나라가 또 있을까 싶다.
이때까지는 먹고 살기가 힘든 까닭일까?
아님 과거의 위정자가 한강을 아파트 벽과 고가도로로 막아버린 탓일까?
왜 그런지 너무너무 궁금하다...


사진 계속 보기..




여행을 마칠 때쯤이면 항상
집이 가져다주는 편안함에 대한 기대와
일생의 반복이 가져다주는 갑갑함 및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하는 막연한 안타까움이 뒤섞이곤 한다.


Bye, Bye...


호주, 뉴질랜드 여행기

출발 : Day Zero - to Sydney, Australia

Day One - Sydney, the Walk to Darling Harbour

Day One - Sydney, Opera House

Day One - Night falls on the Circular Quai and the Rocks

Day Two - New Zealand, first ever campervan drive

Day Three - to Lake Tekapo

Day Three - Lake Tekapo, the ultimate BLUE

Day Three - Lake Pukaki, more blue...

Day Three - fly, fly...

Day Three - the Lake and the Sky, New Zealand

Day Four - the road to Queenstown, New Zealand

Day Four - "Glad to meet you, Queenstown", New Zealand

Day Four - Day Four - Morning in Queenstown, New Zealand

Day Four - the Bungy Jump, New Zealand

Day Four - Te Anau, New Zealand

Day Five - through Fiordland National Park to Milford Sound, New Zealand

Day Five - Milford Cruise, New Zealand

Day Six - 인생 최고의 햄버거 !!!, New Zealand

Day Six - Wanaka, back in Seven years, New Zealand

Day Seven - Mt. Aspiring National Park

Day Seven - at the West Coast

Day Seven - Fox Glacier and the night drive

Day Eight - Hokitika

Day Eight - Arthur's Path back to Christchurch, New Zealand

Day Nine - Last Day in New Zealand

Day Nine - Back in Sydney, Australia

Day Ten - Bondi Beach





그 동안,
별 것 없는 여행기 보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여행기는 2년 전 유럽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네...이제서야 올립니다...게으른 탓, 완전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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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Ten - Bondi Beach, Austr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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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di Beach,
stop the season in the sun with 1000 biki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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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의 아침.
아침에 근처의 Cafe에서 간단히 (라고 하기에는 제법 많이 먹었지만) 해결하고
버스를 타고 Bondi Beach로 가기로 했다.

한국에서는 가을이지만 이 곳이야 봄, 그것도 여름이 느껴지는 봄이라서
바닷가에서 충분히 즐기고 놀 수 있는 듯.

바닷가에서 하늘과 바다를 감상하며 뮝기적거렸다.

비교적 한산했던 바닷가는 점심 시간이 지나면서 꽤 붐비기 시작했다.


해안가의 오른편에서 서핑을 즐기던 사람들이 너무나 부러웠고,
재수 좋게도
동시에 가장 많은 비키니 착용자를 모아놓고 사진찍기 (기사보기)
의 현장을 볼 수 있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역시 나는 바다를 좋아한다.



사진 계속 보기..


다시 버스를 타고 도시로 이동. 떠나기가 영 아쉽다...

다음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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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Nine - Back in Sydney, Austr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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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dey,
Back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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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로 돌아오는 비행기는 Qantas.
대략 3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서비스와 식사가 썩 괜찮은 나쁘지 않은 비행이다.
특히, 후식으로 제공하는 아이스크림은 정말 최고!!!


그리고 다시 시드니로 돌아왔다.
처음 이 곳에 왔을 때보다 방에서 보는 전망이 훨씬 좋다.
벽 대신 하늘과 건물이 보인다.


대략 짐을 풀고 도시를 어슬렁거리기 시작한다.

시드니라는 곳,
상상했던 것과는 뭐랄까 많이 다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시끄럽고,
국제적이다.
홍콩의 미국 버전 같은 느낌?
특히 거리에 넘쳐흐르는 동양인을 보고 있으면
확실히 이 곳이 Asia가 맞긴 맞나보군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시드니에 한정된 이야기겠지만...

아름다운 자연과 여유를 좋아하는 것 이상으로
시끌벅적한 도시도 좋아한다.
사실 도시를 떠나서 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문명으로 돌아오니 약간은 마음이 편해진다.


시내를 어슬렁 어슬렁 돌아다니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사진 계속 보기..





생각해보니 추석이다.

지구 아래쪽에서 전혀 다르게 생긴 별자리와 함께 떠 있는
구름에 가린 달과 함께 추석 밤이 지나간다.



PS. 이 곳에 사는 동양인들은 영어 능력이 떨어지는 건가?
음 어떤 이유에선지 영어 능력에 대한 칭찬을 계속 듣고 있다.
뭔가 기분이 좋으면서도 의아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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